엄마의 새끼손가락
우린 항상 바쁘단 핑계로 엄마를 잊고 산다
아이의 손을 잡는다
기억 어딘가를 더듬어 보면
아이가 내 손을 잡았더랬다
그땐 새끼손가락 하나만으로 충분했던 아이
지금은 큼지막한 내 손 만큼
언젠가 새끼손가락 걸 때가 있었는데
검지손가락으로 옮겨가던 손
손가락 하나로 부족해
손가락 두 개를 움켜 쥐던 아이
지금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주었지만
더 이상 내 손을 필요로 하지 않을 날이 오겠지
내가 우리 엄마의 손가락, 보드라운 손을 놓았던 것처럼
아이는 곧
머지 않아 그 날이 오면 내 손을 놓게 될 거다
서글퍼 할 것 없다
아쉬워 할 것 없다
지금 이 순간을 그리워 할 날이 오겠지만
나는 다시 엄마 손을 잡으러 간다
거칠어 졌지만 아직도 따듯하기만 한
울 엄마의 보드라운 손을 잡으러 간다
다시 엄마의 새끼 손가락을 잡아 드리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