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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07. 2019

잠자는 땅, 시비리 1화 - 추적

지금부터 제 동생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태니는 수억 년이 넘는 우리 숲의 역사에서 가장 영리하고 용기 있는 녀석이었답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 녀석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동물일 거예요. 이제 은빛 여우 태니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때는 1612년이었어요. 벌써 사백 년이나 지난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저에게는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남자의 팔은 붕대로 동여 맨 상태다. 빨간 피가 물들어 원래 어떤 색이었는지 알 수 없고 흙과 나뭇잎이 덕지덕지 붙어 상처가 썩을 것처럼 더럽다. 꽤 깊은 상처이지만 남자의 표정엔 고통스러움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눈빛은 비장함으로 가득하다. 며칠째 씻지 못한 얼굴엔 거뭇거뭇한 때가 잔뜩 묻어 있다. 덥수룩한 수염은 붕대만큼이나 지저분하다. 수염 사이로 보이는 입술은 바짝 말라 터져 군데군데 핏물이 배어 나왔다. 붕대를 맨 손에는 멋진 칼 한 자루가 쥐어져 있다. 다른 손은 금발머리에 흰 피부를 가진 여자의 손을 쥐고 있다. 여자의 다른 손엔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달려있다. 여자 역시 행색이 남루하다. 아이는 걷기조차 힘들어 보인다. 여자는 체력이 바닥났지만 가까스로 버티고 있었고 아이는 끌려가듯 걷고 있다. 그들은 지금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아이는 잠시라도 쉬어 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생각이 입으로 전해 나오지 않았다. 절벽 사이로 난 벼랑길 아래 깊은 골짜기는 누구에게도 잡생각을 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잠깐 쉬어 가자. 여기라면 조금 안전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아.”

남자가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그들이 멈춰 선 곳엔 입구가 제법 넓은 동굴이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아이는 쉴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여자는 동굴 앞에 무너지듯 앉았다.

“여기 잘 지키고 있어. 나는 땔감 구해올 테니.”

남자는 그런 여자와 아이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며 말했다.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져 금세라도 어둠이 밀려들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몸을 숨길 곳이 없어 걱정이었는 차에 동굴은 축복이 아닐 수 없었다. 남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여자와 아이에겐 두려움이 몰려왔다. 겁에 질린 아이는 여자의 품에 안겨 어둠 속에 시선을 던졌다. 혹시 모를 침입자를 감시하려는 것이다. 여자와 아이는 극도의 긴장과 공포로 몸을 떨었다. 이제 막 겨울을 앞두고 있는 계절이다. 어둠이 깊을수록 기온이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게다가 땀에 젖은 옷이 체온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무섭지 않지?”

여자가 차가운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응! 엄마.”

아이는 엄마의 손에 볼을 비볐다.

“배고프지는 않아?”

“난 괜찮아. 나보다 엄마가 더 배고프잖아. 남은 빵도 나 혼자만 먹었는 걸.”

비록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배가 고픈 건 사실이었다.

“엄마는 괜찮아. 우리 한스는 착하고 용감하구나. 역시 우리 아들이야.”

엄마는 한스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엄마 품에 안겨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스는 이빨을 따닥 거리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자 엄마는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한스의 가슴 앞쪽부터 감싸 안았다.

“엄마도 춥잖아. 나도 이 정도 추위는 충분히 견딜 수 있어. 엄마가 추운 건 나도 싫어.”

한스는 추위에 떨고 있는 엄마가 더 걱정되었다. 하지만 엄마는 미소만 지어 보였다.

그들이 추위와 두려움에 못 이겨 갈 즈음되자 아빠가 시야에 들어왔다. 등에 나무 한 짐을 메고 힘겹게 걸어오고 있었다. 한스의 안도 어린 한숨 소리가 들렸다. 엄마 역시 한숨을 내쉬었지만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녀 역시 남편이 자리를 떠난 후 불안했지만 한스에게 만큼은 그런 느낌을 주기 싫었다.

엄마는 아빠의 짐을 받아 내리고 모닥불을 피울 준비를 했다. 한스는 뭐라도 돕고 싶었지만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만 급했다. 아빠의 팔을 동여맨 붕대는 피가 흥건해 보였다. 상처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한스는 가슴이 아팠지만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른이 아닌 게 안타까웠다.

“오늘 밤을 버티려면 이걸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아. 일단 불을 피우고 몸을 좀 녹여. 그런데 혹시 먹을 게 좀 남았을까?”

아빠의 질문에 엄마는 그저 대답 없이 고개만 흔들 뿐이었다. 낮에 한스가 먹은 육포와 빵 한 조각이 그들에게 마지막 식량이었던 것이다. 대신 절벽 지대를 들어서기 전에 살얼음이 낀 시냇물을 담아온 것이 있었다. 오늘 밤엔 차가운 물로 배를 채워야 할 상황이다.

“그럼 나는 나무를 좀 더 구하러 다녀올게.”

아빠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까운 데는 나무가 없어요? 한스가~”

엄마의 표정에는 걱정스러운 눈빛이 가득 담겨 있었다.

“좀 멀기는 한데 위험해 보이지는 않으니까 걱정 말고 있어. 불을 때고 있으면 늑대가 우릴 찾더라도 가까이 다가오지는 못할 거야. 이왕이면 동굴 입구에다 불을 피우는 게 좋을 것 같아. 연기가 조금 들어오더라도 안전한 게 더 낫겠지. 한스 춥지 않게 잘해 주고~ 한스는 엄마 잘 지켜줘야 돼! 알겠지? 넌 용감한 남자니까 엄마를 지켜야 돼!”

아빠는 엄마와 한스를 번갈아 보았다.

“네!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는 제가 지킬 거예요!”

한스가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리곤 엄마를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엄마! 걱정하지 마! 한스가 지켜줄 거야. 난 용감한 우리 아빠 아들이니까!”

“그래! 아빠는 한스만 믿고 땔감 구해가지고 올게~”

아빠는 한스를 다시 뒤돌아 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는 완전히 검은 어둠이 몰려와 있었다. 절반을 뚝 잘라놓은 듯한 달이 주변의 별들과 함께 밤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아빠는 달빛을 조명 삼아 작은 숲으로 향했다. 으스스한 게 당장이라도 뭔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엄마는 주변에 굴러다니던 마른 나뭇가지들을 주워 모았다. 그리고는 나무를 비벼 한참 만에 불씨를 만들었다. 불씨가 생기자 모닥불을 크게 피워내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불꽃이 춤을 추자 불꽃이 만들어 낸 그림자는 절벽과 동굴 안에서도 함께 춤을 추었다. 마른나무 타는 소리가 따닥 거리며 불규칙하게 이어졌다. 회색 연기가 가끔씩 달빛을 가려버렸다. 오늘 밤, 별들이 더욱 밝다. 북극성 근처에 머물고 있는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 자리가 한스네 가족을 지켜주는 것만 같다. 한스는 엄마와 함께 땀에 젖은 옷가지와 몸을 말렸다. 따스함은 불안한 마음마저 떨구어 주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스는 등 뒤에서 알 수 없는 시선이 느껴졌다. 끝을 알 수 없는 동굴 안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차마 뒤를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스는 엄마를 지켜 주기로 아빠와 약속했지만 두려움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엄마! 우리 뒤에 있는 동굴 안에 누군가 있는 게 아닐까? 이상하게~ 누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

한스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설마~ 만약 누가 있었다면 우리가 여기 왔을 때 벌써 나와봤거나 했을 거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엄마는 한스를 다독였다. 엄마는 장작 하나를 집어 들더니 동굴 안으로 멀리 던져 넣었다. 달빛 아래 그들이 자리 잡은 곳의 어둠보다 훨씬 더 어두웠던 동굴 속이 환하게 드러났다. 동굴 속은 의외로 넓었다. 이글거리는 불빛은 동굴 벽면의 돌들을 비췄다. 반짝반짝 빛이 났다. 동굴 속은 모닥불의 흐느적거리는 춤사위로 가득 찼다. 황홀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 봐! 별 거 없지? 오히려 예쁘기만 한 걸~”

“정말 그렇네~ 이따가 아빠 돌아오시면 동굴 안쪽 구경이라도 해 보자고 할까?”

한스는 겁이 났지만 아빠와 함께 있으면 무서울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시간이 흘러 동굴 속을 밝히던 장작은 점차 힘을 잃어갔다. 동굴 속의 빛이 죽어가며 다시 어둠이 짙어졌다.

잠시 후 한스의 눈에 아빠의 모습이 보였다. 아빠의 등에는 먼저 가져왔던 것보다 많은 양의 땔감이 있었다. 발걸음이 매우 무거워 보였다. 한스는 엄마의 손을 잡고 아빠에게 달려갔다. 아빠의 팔에는 아까보다 피가 흥건했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 아빠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게다가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한스와 엄마는 아빠의 등에 있는 땔감을 나눠 들고 모닥불 앞으로 돌아왔다.

“여보~ 고생했어요. 도와주지도 못해서 미안해요.”

엄마는 아빠의 얼굴을 소매로 닦아주고는 피에 젖은 붕대를 풀었다. 한 뼘 넘게 찢어진 상처는 손가락 한 마디가 들어갈 정도로 깊었다. 상처에서 빨간 피가 스멀스멀 솟아났다. 벌써 이틀째 숲 속을 헤치며 걸어왔으니 상처가 아물 리가 없었다.

“팔은 어때요? 괜찮아요?”

엄마는 아빠의 팔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보았다.

“응! 괜찮아. 상처는 언젠가 낫게 돼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빠는 애써 힘을 주어 말했다. 하지만 한스와 엄마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엄마는 물로 아빠의 팔을 씻어내고 옷을 찢어 팔을 동여맸다.

“피곤할 텐데~ 잠시 눈이라도 좀 붙여요. 내가 불을 살피고 있을게요.”

엄마는 아빠의 체력이 거의 다 떨어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 피도 많이 흘린 상태에 하루 종일 뛰다시피 여기까지 와서 쉬지도 못하고 땔감까지 해 왔으니 피곤이 극도에 달했을 것이 분명했다. 아빠는 엄마와 한스를 푹 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번엔 엄마의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 너무 고단하기도 했지만 당장엔 잠시라도 쉬면 힘이 보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잠시 눈 좀 붙일게. 새벽에는 교대해 줄 테니까 내 생각한다고 밤새 버티지 말고 꼭 깨워야 돼. 누구라도 체력이 떨어지면 마을까지 돌아갈 수 없어. 명심해!”

아빠는 엄마의 지나친 배려가 오히려 일을 그르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아빠. 나도 할 수 있어요. 저도 도울게요.”

한스가 자신 있게 말했다. 피곤했지만 눈빛만은 초롱초롱했다. 겨우 아홉 살 밖에 되지 않은 한스는 또래 아이들보다 덩치도 크고 뼈도 굵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아빠에게 활 쏘는 법도 배우고 도끼로 장작을 패는 기술도 배웠다. 아직 잘하지는 못했지만 칼 쓰는 방법도 배우고 총도 두 번이나 쏴 봤다. 한스는 늑대가 위협하면 엄마 아빠를 지켜줄 자신이 있었다.

“우리 한스가 벌써 다 컸구나. 아직 어린아이인 줄 알았는데. 녀석~ 멋진 걸?”

“그럼요~ 내가 누구 아들인데~ 시베리아 최고의 사냥꾼 막스의 아들, 한스예요!”

아빠는 그런 한스가 대견했다. 아빠는 금색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올이 얇고 부드러웠다. 한스는 엄마를 꼭 빼닮아 여자아이 같으면서도 아빠의 커다란 체구를 이어받았다. 어른이 되면 정말 멋진 남자가 될 예쁘고 귀여운 녀석이다. 아빠는 울퉁불퉁한 바닥을 다듬고 나서야 새우잠을 청했다. 바닥은 차가웠지만 모닥불 덕분에 제법 따듯하게 잠들 수 있었다.

“이제 한스도 눈을 좀 붙여야 돼. 얼른 누워~”

“아냐! 엄마 옆에서 엄마를 지켜주고 싶어. 난 아빠처럼 멋진 남자가 될 거야!”

한스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엄마는 든든함에 기분이 좋았다. 엄마는 한스를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시선은 모닥불 너머를 주시했다. 혹시 모를 침입자를 감시하는 것이다. 한스가 두려워할 것이 걱정되어 알려주지 않았지만 이틀 전 가족을 공격한 늑대 무리가 지금까지 그들을 추적하고 있었다. 지금은 꽤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주위를 맴돌고 있음이 분명했다.

아빠와 엄마는 이틀 전 한스에게 가벼운 사냥을 체험시켜 주기 위해 마을을 떠나 강을 건너왔다. 그런데 하필 배가 물속에 있던 바위에 걸려 뒤집어졌고 물줄기에 떠내려가는 한스를 구하기 위해 배를 포기해야만 했다. 급류에 밀려 떠내려 가는 배를 끌어올 방법은 없었다. 이동 수단을 잃은 것이다. 문제는 마을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지역인 데다 이미 큰 강을 건넌 상황이었다. 강을 건널 방법은 없었고 결국 강을 크게 돌아 걸어서 가야 했다. 마을까지 돌아가려면 며칠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침구는 물론이고 식량과 무기 등 중요한 것들은 거의 모두 잃었다. 기껏 주머니에 있던 간단한 소지품과 엄마의 조그만 가방이 전부였다.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먹을 것을 구하러 숲 속으로 들어갔던 아빠는 늑대와 마주치고 말았다. 피할 틈도 없이 아빠는 늑대에게 왼팔을 물렸늑대는 아빠의 칼에 맞아 그 자리에서 죽었다. 아빠는 죽은 늑대를 식량으로 쓰려했지만 이내 늑대 무리들이 달려들었다.  늑대들은 죽은 늑대를 허겁지겁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 덕에 늑대 무리들에게서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늑대들은 서로 잡아먹는 법이 없었다. 꽤 굶주린 것이 분명했다. 한스 가족은 급히 도망쳤다. 죽은 늑대를 다 먹어 치운 늑대 무리는 한스네 가족을 추적했다. 아빠의 피 냄새를 맡은 것이다. 한스에게는 팔의 상처를 나무에 긁혀서 다친 거라고 말했다. 한스가 겁을 먹는 게 싫었던 것이다.


한스는 동굴 안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엄마에게 다시 물었다. 한스는 용기 있는 남자가 되고 싶었지만 엄마에게 말하지 않고는 도저히 참아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엄마! 뒤에서 누가 자꾸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 사실 조금 무서워~”

한스의 말에 엄마 역시 몸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늑대가 동굴을 통해 뒤쪽에서 덮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엄마는 잘 타고 있는 나무토막 한 개를 골라 동굴 깊숙한 곳까지 던졌다. 나무토막은 아까 던졌던 것보다 멀리 날아갔다.

“자! 봤지? 역시 아무것도 없어. 이제 그만 자는 게 좋겠어. 엄마가 한스를 지켜줄 거니까. 그리고 새벽에는 아빠가 한스하고 엄마를 지켜줄 거야.”

“응~ 꼭 안아줘. 그럼 잘 수 있을 것 같아.”

“이리 와~ 우리 아들~”

엄마는 고요하고 적막한 밤의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한스를 꼭 안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엄마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작고 착한 아이를 지켜주겠다며 다짐했다. 한스는 잠을 이기려고 무거운 눈꺼풀과 안간힘을 다해 싸웠다. 하지만 기껏 몇 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어린 아기처럼 편안해 보인다. 숨을 들이 내쉴 때마다 한스의 가슴이 조금씩 오르내렸다. 가끔씩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피식 웃기도 했다. 한스는 엄마의 따스한 가슴속으로 자그만 손을 찔러 넣었다. 엄마는 한스의 손이 따스한 가슴을 쥘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한스는 엄마의 가슴을 조몰락거렸다. 그새 동굴 안쪽에서 느껴지던 불안함을 모두 잊은 채 깊은 꿈나라 속으로 여행을 떠난 것 같았다. 입맛을 다시는 한스는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는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브런치의 기능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꼽으라면 숨 쉴 틈도 없이 말할 수 있다.

바로 맞춤법 검사 기능이다.

아무리 신경을 써도 계속 놓치고 가는 글쓰기 버릇을 꼼꼼하게 잡아주니 말이다.

그림을 잘 그릴 줄 안다면 웹툰으로 가고픈 녀석이지만 글쓰기는 취미에서 멈춘 이유일까?

희망을 실천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다.

그저 언젠가 출판사와 계약이 되는 날이 오리라 기약 없는 기대뿐.

우선은 POD 출판이 무엇인지 경험해 보리란 생각으로 업로드한다.

소설은 화자가 두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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