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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08. 2019

 잠자는 땅, 시비리 2화 - 늑대

“모두 일어나! 어서!”

아빠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한스! 어서 일어나! 빨리!”

아빠의 고함소리가 동굴 속 끝까지 메아리쳤다. 한스는 꿈결인가 싶었지만 아빠의 다급한 목소리에서 현실성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코 꿈결에 들었던 것이 아니었다. 눈을 비빌 틈도 없이 상황 파악이 된 한스의 눈에 오른손에 하나밖에 없는 칼을 쥐고 있는 아빠의 모습이 보였다. 엄마는 기다란 나무토막을 들고 어쩔 줄 모르는 자세로 엉거주춤 서 있었다. 모닥불에 비친 주변의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스럽기 그지없었다. 몇 마리인지 셀 수도 없는 늑대들이 송곳 같은 누런 이빨을 드러낸 채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몇 마리나 되는지 셀 수도 없다. 앞발을 쭉 편 채 으르렁거리는 늑대의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거칠게 뿜어져 나왔다. 이빨 사이로는 거품 섞인 허연 침이 뚝뚝 떨어졌다. 한스의 눈에 늑대의 주름진 입이 확대한 듯 자세하게 보였다. 한스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공포가 온몸을 휘감아 버린 것이다.

“엄마! 무서워!”

한스는 엄마의 허리를 부둥켜안고 엄마의 다리춤에 바짝 붙었다.

“한스! 모닥불 안 꺼지게 계속 불을 살려야 해. 한 손에는 불이 붙은 나무를 하나 들고 있어!”

아빠는 주변의 늑대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알았어요!”

한스는 아빠가 시킨 대로 모닥불 속에 남아 있는 나무들을 던져 넣었다. 그리고는 모닥불 속에서 가장 길고 불이 잘 붙은 나무토막을 찾아 손에 쥐었다. 한스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늑대들은 어둠 속에서 빨간 눈빛을 발하며 기묘한 소리를 내었다. 아우~ 아우~ 한 마리가 울기 시작하자 다른 늑대들도 따라 울었다. 늑대들의 소리는 주변을 괴이하고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늑대가 점점 더 늘어갔다. 늑대가 낸 기이한 소리는 다른 늑대들을 불러내는 소리였던 것이다. 늑대의 수가 늘어나자 아빠와 엄마의 몸짓이 더 급해졌다. 한스는 다가오려는 늑대에게 칼을 휘두르는 아빠의 손놀림이 잦아지는 걸 알 수 있었다. 엄마의 표정엔 두려움과 공포가 그대로 느껴졌다. 게다가 한스는 등 뒤 동굴 속 누군가의 알 수 없는 시선까지 거슬렸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더욱 또렷하게 느껴졌다. 한스는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가족을 구해 달라고 빌었다. 그때였다. 아빠를 에워싸고 있던 늑대 중 두 마리가 아빠의 양쪽에서 뛰어들었다. 오른쪽으로 날다시피 덤벼온 늑대는 깨갱 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뒹굴었다. 하지만 왼쪽으로 덤벼든 늑대는 오른쪽 늑대가 나가떨어지는 사이 아빠의 왼쪽 종아리를 물어버렸다.

"으아악!"

아빠는 굵은 비명을 질렀다. 엄마는 털이 곤두설 정도로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밤하늘의 달과 별도 놀랐는지 더욱 반짝였다. 온 세상이 엄마의 비명으로 뒤덮인 것 같았다.

아빠는 다리를 물고 떨어질 줄을 모르는 늑대의 머리에 칼을 내리쳤다. 머리에 칼을 맞은 늑대는 피를 흘리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늑대는 깨갱~ 하는 비명 소리를 지르고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한 번의 공격에 죽어버린 것이다. 엄마에게도 커다란 늑대 한 마리가 덮쳐왔다. 엄마가 휘두른 몽둥이에 얼굴 정면을 얻어맞은 늑대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죽었다. 아빠의 다리에서는 팔에서 나는 것보다 많은 양의 피가 흘렀다. 신발까지 피에 젖어들었다. 아빠의 피 냄새를 맡은 늑대들은 더욱 으르렁거렸다. 이번에는 더 많은 늑대들이 동시에 덤벼들었다.

“한스! 모닥불을 더 피우고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

아빠가 다급히 소리쳤다. 한스를 쳐다볼 겨를도 없어 보였다. 아빠는 동시에 덤벼든 네 마리의 늑대에 둘러싸인 채 서 있었다. 이제 한스에게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어서! 빨리!”

아빠는 머뭇거리는 한스를 보고 있는 것처럼 소리쳤다. 엄마 주위에도 늑대 세 마리가 에워싼 상태였다. 한스는 주변의 돌멩이를 집어 들어 있는 힘껏 늑대에게 던졌다. 그중 몇 마리는 깨갱 소리를 내며 주춤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한스의 공격은 늑대들에게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했다. 돌에 맞은 늑대는 다시 달려들었다. 힘으로 보나 수적으로 보나 늑대들이 우세했다. 아빠에게는 두 마리의 늑대가 더 달라붙었다. 늑대들은 동시에 혹은 두세 마리씩 번갈아 가며 공격했다. 엄마도 이미 늑대에게 두 다리를 물린 채였다. 간신히 버티고 서서 다리를 물고 늘어진 늑대들의 머리를 몽둥이로 내리쳤다.

“한스! 어서 동굴로 들어가서 숨어! 어서!”

이번에는 엄마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엄마 아빠를 두고 갈 수는 없어요! 내가 엄마를 지켜 주기로 했는데……”

한스는 아빠와 엄마를 도와줄 수 없는 자신을 비관했다. 한스의 눈에 늑대에게 목을 물려 바닥에 쓰러진 아빠의 모습이 보였다. 그것도 잠시, 뒤에서 덮친 늑대에게 목을 물리는 엄마의 모습이 두 눈으로 들어왔다. 엄마와 아빠가 곧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한스의 온몸이 굳어 버렸다. 무서워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엄마 아빠를 잃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스는 직감적으로 엄마가 이미 죽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엄마의 몸에는 늑대들이 서로 머리를 들이밀고 온 몸을 물어뜯고 있었다. 엄마의 가슴에 늑대의 이빨이 박혀 있는 것이 보였다. 한스는 어젯밤 꿈에 엄마의 따스한 가슴을 조몰락거렸던 기억이 났다. 한스는 눈물을 뿌리며 동굴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한 손에는 불붙은 나무토막 하나가 들려져 있었다.




동굴은 깊고 깊었다. 한스는 미친 듯이 뛰었다. 이미 머릿속엔 아무 생각도 없다. 손에 들고 있던 나무토막은 어느새 빛을 잃어가고 있다. 한스는 이제 더 이상 뛸 수도 없었다. 지금 어디에 있는 지도 알 수 없다. 나무토막의 불꽃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기껏 빛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걸 알리려는 듯 흐릿한 불씨만 남았다. 불씨는 동굴 속의 짙은 어둠에 빠르게 눌려가고 있었다. 한스에게 남은 것은 엄마 아빠를 잃었다는 기억과 완전한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공포뿐이다. 더 이상은 아무것도 어쩔 도리가 없다. 눈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스는 울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다.

순간 한스는 짙은 어둠 속에서 서늘한 시선을 느껴졌다. 어둠이 주는 두려움이 아니었다. 어둠 속의 정체 모를 누군가의 두려움에 자기도 모르게 움츠렸다. 아니나 다를까 한스의 눈에 파란 두 눈빛이 보였다. 동물의 눈빛이 분명했지만 늑대는 아닌 건 알 수 있었다. 공포에 이빨이 떨리고 턱까지 떨렸다. 눈동자는 한스를 향해 느린 속도로 조금씩 다가왔다. 가까이. 한스는 저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이젠 모닥불의 불씨도 사라져 한스의 눈에 보이는 빛이라고는 그저 눈동자뿐이다.  두 눈동자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한스에게 아빠와 엄마가 늑대에게 목이 물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곧 자신도 그렇게 죽을 것이란 걸 예감했다.

“악!”

뒷걸음질을 치건 한스는 뒤꿈치에 돌이 걸려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곤 몇 초도 되지 않아 의식이 사라져 버렸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것이다.




눈 주위와 볼에 따스함이 느껴진다. 미끈미끈한 따스함이다. 한스는 등에서 느껴지는 추위와 볼에서 알 수 없는 따스함을 동시에 느끼는 중이다. 늑대에게 목을 물려 쓰러졌던 아빠와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고 자신도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했다.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길 빌었다. 차라리 빨리 죽어버렸으면 했다. 한스는 한참을 헤매었다. 두려움에 눈을 뜨기도 싫었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이 제발 꿈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절대 꿈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스는 억지로 눈을 떠 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눈을 뜬 것인지조차 의심스러웠다. 아직 동굴 안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왼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황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한스의 눈에 들어온 건 마지막 기억 속의 두 눈동자였다. 이상하게도 그 눈동자가 무섭지는 않았다. 목과 몸을 더듬어 봤지만 다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늑대에게 물렸을 거라고 생각했던 목에는 아무런 고통도 없었다. 뒤통수를 빼고는 아픈 곳이 없었다. 점차 두려움이 만들어낸 거친 호흡이 잦아들었다. 위협이 느껴지지 않자 안정을 찾은 한스는 눈동자의 주인이 자신을 해치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불안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그런 생각이 스친 후 눈동자의 주인은 뒤로 물러서는 듯했다. 한스의 마음을 읽은 것만 같았다. 한스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끼이잉~ 끼잉~ 눈동자의 주인이 내는 소리는 늑대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 한스가 제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자 눈동자의 주인은 다시 한스에게 다가왔다. 한스는 눈동자의 주인이 자기를 해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공포가 휩쓸었던 몸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 그런데 눈동자의 주인은 한스의 다리를 비벼 옷자락을 물더니 잡아끌기 시작했다.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더욱 분명해졌다. 어딘가로 데려가려고 하는 것 같았다. 한스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하고 자잘한 바위가 너저분한 동굴 속에서 빛도 없이 걷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완전한 암흑 속에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눈동자의 주인은 한스의 다리를 물었던 입을 벌려 다리를 놓아주었다. 눈동자가 한스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눈동자의 주인이 뒷걸음질로 이동하는 것이다. 눈동자의 주인은 어딘가를 향해 앞서가며 가끔씩 고개를 돌려 한스를 쳐다보았다. 그 덕분에 한스는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은 앞이 뚫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스는 발에 차이는 돌부리와 바위들 때문에 수시로 넘어지거나 간신히 중심을 잡고 서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스는 눈동자의 위치를 놓칠 세라 거의 기다시피 눈동자를 따라갔다.

눈동자의 주인을 따라 얼마나 걸었는지 알 수 없었다. 험한 동굴 속을 무슨 정신으로 뛰어 들어온 건지 기억조차 할 수 없었다. 눈앞에 검푸른 빛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눈동자의 주인은 한스를 동굴 밖까지 안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스는 아빠와 엄마가 살아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모두 살아있기만을 기도했다.

눈동자의 도움으로 빛을 따라 동굴 입구로 나온 한스는 늑대가 덤벼들었던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동굴을 벗어난 한스는 그제야 현실감을 찾았는지 제 눈으로 엄마 아빠의 죽음을 상기했다.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아빠와 엄마의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믿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파란 눈동자의 주인은 그저 한스의 슬픔을 지켜볼 뿐이었다.

현실과 타협이 된 한스는 이제야 파란 눈동자의 주인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은빛으로 빛나는 여우였다. 한스는 언젠가 시베리아 원주민들에게 전해졌다던 은빛여우의 전설을 기억해냈다. 아빠는 은빛여우가 인간을 좋아한다고 했었다.

그런 생각도 잠시, 한스는 동굴 입구에 쪼그리고 앉아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끝까지 부정하고 싶었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르짖었다. 은빛여우는 한스에게 다가와 한스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핥아주었다. 한스는 은빛여우를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은빛여우는 꾸르르 소리를 내면서 한스와 함께 울어주었다. 동쪽 하늘에서는 어둠을 거둬버리듯 밝은 햇살이 그들을 밝혀주었다. 은빛여우의 아름다운 털이 햇빛에 반사되어 아름다웠다. 은빛여우는 한스의 품 속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은빛여우는 한스의 여리고 여린 마음이 조금이라도 안정될 때까지 그렇게 가만히 있어 주었다.







한스가 정말 불쌍하지 않나요? 한스를 도와준 은빛여우는 사실, 우리 아빠예요. 정말 착하고 멋진 분이죠. 아빠가 아니었다면 한스는 그때 늑대들에게 죽었을지도 몰라요. 동굴 안에서 얼어 죽었거나 길을 잃어 굶어 죽었을지도 몰라요. 한스는 정말 착한 아이였어요. 그리고 정말 용감했고요. 엄마 아빠가 늑대에게 습격을 당해서 죽게 되었지만 한스는 용기를 잃지 않았어요. 그 뒤로 어떻게 됐냐고요? 우리 아빠는 한스가 울음을 멈추기를 기다려 주었어요. 아빠는 한스를 보면서 우리 생각이 나서 같이 울어준 거죠. 우리는 엄마하고 집에서 잘 놀고 있었는데 아빠는 한스가 남의 자식 같지 않았대요. 사실, 우리 은빛여우가 인간들에게 신화적인 존재가 된 것도 순수한 아이들만이 우리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아무튼 한스의 부모님 영혼은 우리 아빠에게 한스를 도와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대요. 한스가 돌부리에 걸려 쓰러져 기절한 후, 아빠는 한스 부모님과 한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한스가 사는 인간들의 마을이 어디인지도 알게 됐고요. 아빠는 한스를 인간들이 사는 마을까지 데려다 주기로 약속했어요. 그런데 인간 마을까지는 정말 먼 거리였어요. 한스네 가족은 배를 타고 와서 하루 만에 왔겠지만 걸어서 가려면 무려 한 달을 돌아가야 했어요. 한스의 아빠는 3일 정도면 집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먼 거리였어요. 아빠 혼자 간다면 좀 더 빨리 갈 수 있었겠지만, 한스가 아직 어린아이인 데다가 인간은 숲을 걷는 게 쉽지 않았어요. 어쨌거나 한 달 하고도 며칠이 더 걸렸어요. 아빠는 기나긴 여행을 하는 동안 한스에게 먹을 것까지 구해 주면서 인간들이 사는 마을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대요. 그런데 한스는 아빠와 헤어지려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빠는 한스와 함께 있을 수 없잖아요. 아빠는 한참 동안 한스를 안아주었대요. 아빠는 헤어지는 걸 아쉬워하는 한스와 함께 울어주었어요. 이번에는 한스가 우리 아빠 곁을 떠날 시간인 거죠. 한스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대요. 아빠가 동굴에서 한스를 데리고 나올 때처럼 말이죠. 40여 일 가까운 시간 동안 아빠와 한스는 진짜 가족처럼 가까워졌었던가 봐요. 아빠는 한스가 보이지 않게 된 지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 집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어요. 한스는 정말 착하고 용기 있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아빠는 그때 만났던 한스의 부모님 영혼이 예전에 만났던 인간들하고는 많이 다르게 생겼다고 생각했었대요. 한스네 부모님은 덩치도 너무 크고 피부색도 달랐대요. 어쨌든 인간들은 우리처럼 네 발로 빨리 뛸 수도 없고 가죽도 약한 데다 털도 없어서 추위도 많이 타는 약한 동물이잖아요. 인간들은 너무 착하기만 해요. 참! 한스는 헤어지면서 아빠의 목에 예쁜 끈으로 된 목걸이를 걸어 주었어요. 난 별로 예쁜 지 모르겠는데 아빠는 예쁘대요. 세대 차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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