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지동 마산 곱창, 몇 년 됐는지는 몰라도 꽤 오래된 듯
길 가다가 꽤 오랜 간판이 있어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곳인데 마침 이 식당을 소개받으니 우리 눈도 예사롭진 않구나 싶었다. 늦은 퇴근을 하고 마산곱창엘 가니 웬 웨이팅? 뭐지 싶었다. 우리 앞엔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고 식당 안을 들여다보니 입식 테이블 네 개, 좌식 두 개뿐이었다. 이 좁은 곳에 테이블 회전이 느린 곱창이란 아이템이라니. 사진은 없지만 입구에 조그맣게 비치된 주방에 이모 둘이 일하고 있었다.
무려 삼십 분 정도 기다렸다. 밤인데도 무더워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버렸다. 우리 뒤로도 두 팀이 대기 걸렸다.
밥까지 다 볶아 먹고도 수다를 떨며 삼십 분 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개념 없는 연인들 때문에 주인아주머니 속은 시커멓게 타고 있었다. 밖에서 그들 들으라며 비꼬는 소리를 했지만 다른 테이블이 세 개나 빠져나가는 동안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테이블 이용시간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하다 싶었다.
별 정보가 없이 찾아간 곳이라 메뉴판을 보고 조금 놀랐다. 곱창전골을 인분으로 판다. 게다가 가격은 11,000원이다. 낙곱전골도 마찬가지고 계란말이는 6,000원이다. 착하다. ^^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런지 배는 엄청 고프고 오뎅만 세 번을 추가로 부탁드렸다. 물김치는 1인당 하나씩 추가로 부탁드렸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내어 주셨다. 아이고 고마우셔라~
누가 주당 아니랄까 봐 우린 그것만 가지고 소주 한 병을 비워냈다.
난 부산에 가면 무조건 대선 소주를 마셨었다. 예전엔 아스파탐 대신 벌꿀을 넣었다고 성분표에 적혀 있었는데 얼마 전 우연히 성분표를 확인했는데 벌꿀이 사라지고 없었다. 완전 배신감을 느꼈다. 그래서 다시 좋은데이로 바꿨다. 소비자를 기만한 느낌 아닌 느낌이랄까? 다시 부산을 석권했으면 유지를 해야지 왜 초심을 버린 걸까? 결국 나 같은 사람도 좋은데이 소주로 마음을 돌려 버렸으니 말이다.
드디어 곱창전골이 나왔고 허겁지겁 입에 쑤셔 넣기 시작했다. 가격이 워낙 착한 데다 양도 푸짐하다. 육수는 진하고 매콤하다. 곱창 양도 넉넉하니 술안주 하기 딱이다.
한 국자 담뿍 떠서 사진 한 장 남겼다. 탱글탱글한 곱창이 맛깔스럽다.
당연히, 아무런 이유가 없이 계란말이를 주문했다. 이걸 주문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한 번 더 주문해서 먹었는데 어린 시절 먹던 계란말이... 딱 그 맛이다. 게다가 케첩까지... ㅋㅋ 요즘 케첩을 잘 안 먹는 편인데 오랜만에 먹으니 별맛이었다.
바글바글, 보글보글~ 죽도록 끓여서 야채의 육수까지 짜내 충분히 익혀 먹으니 훨씬 좋다. 곱창은 전혀 질기지 않아 치아가 시원찮은 내게도 불편함이 없었다. 빨리 임플란트 끝내고 원 없이 씹고 싶다는...
이건 뭐 코스니까! 라면사리 주문해서 우리 곱창도 채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