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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Sep 09. 2022

30년 맛집, 56탄-제주 동부두 삼십년해장국

파김치가 일품인 제주 로컬들의 맛집

언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곳이다. 일단 안 가본 집이기도 하고 삼십 년이 넘은 집이라기에 한번 가보자고 하여 따라나선 곳, 삼십년해장국. 여긴 간판이 삼십년해장국이다. 1976년 개업했다면 무려 46년이 된 셈인데 왜 간판이 삼십년해장국인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삼십년해장국은 아니었을 거라고 보는데...

막상 식당 앞에 서고 보니 삼십 년은커녕 십 년도 안 된 건물이고 설명을 들어보니 원래는 제주한 동부두에서 허름하게 장사하던 찐 로컬 맛집이라고 한다. 나라면 식당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부두 근처에서 확장했을 것 같은데 하필 제주시 산꼭대기까지 올라오셨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어쨌거나 지금도 여긴 제주도민들의 로컬 맛집이다. 이미 알려질 만큼 널리 알려진 제주도의 유명 해장국집들도 있고 서울에서 가짜 프랜차이즈 문제도 발생했던 모 해장국집도 있다. 그만큼 제주도에서는 해장국이 나름의 사랑을 받고 있기에 이곳 삼십년해장국이 궁금했었다.



식당 앞 주차장이 엄청 넓다. 같은 건물에 같은 입구를 쓰는 돼지고기 식당도 옆에 붙어 있다.

들어갈 땐 내가 입구를 제대로 찾아온 게 맞는가 싶었을 정도였다.

식당에 들어서니 주방 위에 커다랗게 메뉴판이 걸려 있다.

해장국치곤 가격이 착하진 않다. 부산에선 8천 원 정도 해도 될 가격이다. 그런데 나의 사랑 막걸리는 3천 원이다. ㅎㅎ

해장국, 장국, 내장탕, 도가니, 설렁탕이 있는데 그중 장국의 정체가 궁금하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넘기기로 했다.



이게 기본찬이다. 정렬은 내가 했다. 그런데 여기 파김치는 예술이다. 나만 맛있나 싶던 차에 마침 옆자리 손님이 파김치를 요청하며 '이 집 파김치 기똥찹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그들은 모두 제주도민 토박이였다. (제주말을 쓰고 있었다)


좀 기다리긴 했는데 이렇게 해장국이 나왔다. 정말 딴 건 모르겠고 다진 마늘이 정말 담뿍 얹어져 있다. 역시 마늘이 최고지. 이쯤에서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국물을 떠서 먹어보니 웬걸? 정말 깔끔하고 개운하다.



내용물 확인을 시작했다. 콩나물해장국 베이스 같고 얇게 저민 소고기와 조금 뻑뻑한 선지가 있다. 선지는 좀 부드럽게 만들면 좋았을 것 같지만 그건 개인별 취향이니 딴지는 걸지 않기로...


배가 고팠던 것도 아닌데 바닥을 봤다. 문제는 청양고추인데 한 입 배어 물었다가 놀래서 해장국 속에 투하시킨 거다. 매워서 죽는 줄 알았다. 아무튼 제주도 청양고추 매운맛은 기이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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