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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10. 2022

30년 맛집, 59탄-영도 옥천횟집 해물라면

영도 중리항 앞에 괜찮은 식당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던 곳인데 마침 그곳에 30년 넘은 횟집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래는 오래된 횟집인 옥천횟집이 유명해진 건 성게김밥과 해물라면 때문이라는 게 아이러니다. 가끔 식당 간판과 본 메뉴가 다른 곳도 있었고, 본 메뉴보다 부메뉴가 더 맛있는 식당도 있었다. 물론 여기서 회를 먹어본 게 아니라 단언할 순 없지만 옥천횟집도 그중 하나인 것 같다.

중리항은 주차난이 문제다. 항 앞은 유료주차인데 근처엔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제법 있다. 문제는 중리항에 낚시하러 온 사람들이 워낙 많아 구석구석 주차 전쟁이다.



바닷가의 허름한 식당인데 바닷가 위로 석축 위를 평탄 작업하여 건물이 올려졌다. 건물을 보니 오래된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입구에 보니 'since 1978'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46년 된 셈이다.

실내 자리도 있겠지만 여긴 바다 조망을 하며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길게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웨이팅이라니... 게다가 4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 앞엔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기에 기다리는 건 문제가 아닌데 브레이크 타임이 문제였으나 아직 다급한 상황까진 아니었다. 나름 머리 좀 굴린다며 사람 없을 시간에 간 건데 끼니 때도 아닌데 이 정도라니...

가격은 그다지 착해 보이지는 않지만 맛만 보장된다면 그런 고민은 할 필요 없다.



중리항이 훤히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 낚시꾼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단 오낙해물라면과 낙지해물라면 그리고 성게다시마김밥을 주문했다. 이걸 둘이 다 먹을 수 있을까?



십여 분 정도 담소를 나누다 보니 드디어 음식이 차려졌다. 찬은 오로지 깍두기 김치 하나다. 하지만 거기엔 눈도 안 간다. 수북이 올려진 해물 때문이다. 성게알이 가득 올려진 김밥도 맛깔나 보이지만 라면이 압도적이다.



이걸 보고 있으니 라면 다 불어 터지는 거 아닌가 하는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됐다. 아무래도 해물라면이니 시원한 국물 맛을 기대하기 나름인데 해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낙지, 오징어, 전복, 해우, 홍합이 주재료다.



성게김밥과 다시마김밥이다. 깔끔하게 잘 만들었는데 원재료비에 비하면 고부가가치 김밥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징어는 아주 살살 녹는다. 치아가 불편한 사람이라면 오낙해물라면이 더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낙지는 좀 질긴 편이니까 말이다.

홍합도 은근히 양이 많다. 앞 테이블 두 남자는 소주를 세 병이나 마시고 있었다. 만약 나도 차가 없었다면 한잔 마셔줬을 것 같다. 완전 술안주 아닌가?

해물은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결국 걱정했던 대로 라면이 퉁퉁 불어 있었다. ㅠㅠ 그래도 시원한 국물이 역시 해물라면이라는 걸 증명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중리항을 보며 사진 하나 남겼다. 사실 부산 어딜 가도 볼 수 있는 흔한 장면이라 별 감흥은 없지만...

다음엔 시간 내서 소주 한잔 하러 올 생각이다. 그땐 회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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