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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19. 2022

30년 맛집, 63탄-전주 성미당 전통육회비빔밥

약 3년 만이다. 출장 차 전주에 갔다가 마침 점심시간이라 성미당에 들렀다. 전주 하면 전주비빔밥이 등식처럼 떠오르는데 성미당은 전북천년명가, 백년가게, 전주음식 명소로 선정된 식당이라고 식당 전면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주비빔밥은 광주가 더 맛있다고 주장하는 광주 출신 선배가 있긴 한데 어쨌건 비빔밥은 전주가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성미당으로 가는 길에 가맥집이 보였는데 만약 1박이라도 하는 상황이라면 맥주나 한잔 하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린 당일치기 출장이라 성미당에서 전주육회비빔밥이라도 맛보고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어쩐 일인지 점심시간인데 손님이 별로 없다. 좁은 골목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가기 부담스러워 멀찍이 주차했는데 앞엔 빈자리가... 간판에 보니 'since 1965'라고 적혀 있다. 60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식당이란 거다. 40년만 더 채우면 100년 식당 되겠다.



여기도 최근에 가격을 제법 올린 모양이다. 가격이 착하진 않다. 이 정도면 강남보다 비싼 거다. 그런 부분이 좀 아쉽긴 했는데 그 때문에 손님이 줄어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전주엔 오랜 부자들이 많다고 들어왔는데 이런 가격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걸까? 나도 부담스럽게 느껴졌는데... 소심해진 난 14,000원짜리 전주전통비빔밥을 먹으려 했으나 식당 아주머니는 그래도 한우 먹어야지 무슨 소리냐 한다. 역시 소심한 난 결국 16,000원짜리 전주전통육회비빔밥을 주문하고 말았다.



식당 내부를 보니 오래되긴 했다. 언젠가 리모델링을 하긴 했겠지만. 테이블도 그렇고 오랜 느낌이 물씬 난다.



뜨겁게 달궈진 놋그릇에 담긴 전주비빔밥이 차려졌다. 반찬은 대체로 단조롭다. 왠지 전주 같지 않은 소박함이다. 너무 광주에 적응된 걸까?



어떻게 찍어도 맛깔스럽게 보이는 비빔밥은 역시 화려한 색감이 핵심이다. 어쩌면 전문적으로 화보나 요리 사진 촬영을 위해 정돈된 가식적인 차림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좀 더 정갈해 보이는... 너무 욕심인 걸까? 아무래도 전주비빔밥 하면 그런 비주얼을 떠올리는 게 당연한 거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이제 좀 비벼줘야 맛을 보겠지? 역시 열과 성을 다해 꼼꼼히 비빈다. 원랜 젓가락으로 비비는 게 맞다고들 하지만 알 게 뭔가? ㅋㅋ 내 맘대로 비벼 먹으면 그만이지.



육회 가득한 전주육회비빔밥을 한 숟가락 떠서 한 컷 남겼다. 역시 비빔밥은 진리다. 외국인들이 비빔밥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매우 안타까운 건 고기반찬의 양이 세 명 먹기엔 턱없이 부족했다는 거다. 전주 인심이 좀 야박하게 느껴지게 만든 부분이었다. 역시 광주에 물들었기 때문인가? ㅠㅠ



셋이서 48,000원 나왔다. 가격은 좀 무시무시한 편인 건 맞다.



여러 인증서들이 카운터 앞에 있기에 사진 한 장 남겼다. 조만간 전주 갈 일이 자주 있을 것 같은데 전주 지인들 연락해서 맛집 리스트 좀 확보하고 여기저기 들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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