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쪽 도보 여행을 하다가 루프트플레이스라는 식당이 에이바우트 카페 옆에 자리 잡고 있는 걸 봤다.
그날 맛집 오픈 시간까지 한 시간이 남아 노형동에 있는 정말 싼 호프가 있다기에 따라갔는데 바로 루프트플레이스였다. 모두 직영인 것 같은데 아무튼 제주 곳곳에 매장에 제법 있는 듯했다. 에이바우트 카페는 제주도 출신 프랜차이즈인데 육지에도 상륙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에이바우트와 루프트플레이스 모두 한 사람이 경영하는 업체라고 한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에이바우트 커피도 대형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해서 제주도민에게 인기가 높다고 했는데 루프트플레이스에서 만난 생맥주 가격표를 보고 완전 놀라고 말았다.
일단 실내 분위기가 아주 평범하진 않다. 꽤 오래전 유행했던 스타일인데 복고라고 해도 되겠지만 어쨌든 테이블을 빡빡하게 조성하지 않아 편안했던 것 같다.
각 테이블의 프라이빗을 지켜주기 위해 신경 쓴 게 보인다. 역시 이것도 오래전 유행을 탔던 것.
나를 데려간 서프로가 이걸 보여줬다. 생맥주가 1,900원이란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일단 다른 건 눈에 안 들어온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맥주가 900원이었다고 하니 할 말을 잃었다.
쏘맥도 기발하다.
테이블 세팅지를 보니 안 파는 건 없는 것 같다. 어지간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파는 메뉴들과 흡사한?
하지만 퀄리티는 좀 떨어진다고 한다.
두꺼운 메뉴판 중 몇 눈에 띄는 페이지를 찍었다. 아무튼 겁나게 싸다.
1,900원짜리 생맥주가 얼마나 대단할까 싶었으나...
맛도 괜찮다.
이거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무려 세 잔이나 마셨다.
잠시 후 제주도민 찐맛집에 가야 하는데 말이다.
최대한 간단하게 먹어야 하겠기에 고르곤졸라 피자를 주문했다.
가격은 10,900원.
아주 저렴한데 집에서 또띠아에 이러저러한 피자 올려서 오븐에 구워 먹던 것만은 못하다.
어쨌거나 식당에서 이런 씬 피자를 이런 정도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건 사실상 착한 가격인 거니까.
강남 같은 데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긴 제주도에서 땅값이 싼 동네는 아닌데 이렇게 널찍하게 조성한 걸 보면 대단한 배짱 아닌가 싶다.
2차 가서 들었지만 제주도민들은 좁은 덴 절대 안 간다고 한다는...
어쩐지 서울보다는 테이블 간 거리가 좀 넉넉한 느낌이지 싶었다.
작년에 일본 갔을 때 생각하면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