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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31. 2022

제주도 천왕사 가을 나들이

제주에 몇 년을 살고도 제주도 안에서 단풍놀이를 가볼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어쩌면 인파로 북적이는 곳을 기피하는 습성 때문이었을 것 같기도 한데 어쩌다 보니 제주도에서 한라산 가을 풍경을 한껏 누렸다.

한라산 둘레길, 1100고지 인근에 차가 너무 많아서 도로를 지나는 것만 해도 쉽지 않다.

원래 이 길이 그랬던가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관광객도 없진 않았겠지만 차량들을 보니 대부분 현지 차량인 걸로 봐선 제주도민들의 가을 나들이 코스 아닐까 싶었다.



천왕사 바로 밑에 주차 공간이 넓다. 차를 놓고 조금만 올라가면 천왕사 본전이 보인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완전 가을 가을 하다.

석축에 낀 이끼도 미치도록 아름답다.



스마트폰으로도 이 정도 사진이 촬영될 정도인데 직접 보면 더 기가 막힌다.

울긋불긋한 게 강원도 못지않다.

아마 한두 주 정도 지나면 낙엽이 되어 바닥을 수놓을 것 같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번 더 가보고 싶다.



외국 풍경도 멋지지만 우리나라에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모르긴 해도 외국인들에게 이런 아름다움을 알리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사찰 우측의 좁은 계곡이 있어 촬영했다.

건천 위로 드러난 현무암 바위 위에 낙엽이 수북하다.



이 사진을 남기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스러울 뻔했다.

아름답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는 나를 보니 천상 제대로 된 글쟁이는 아니구나 싶었다.

적절한 단어 몇 개 나열하는 능력도 부족한 걸 보니 자괴감이...



이건 완전 구도의 맛이 아닌가?

전날 해안을 따라 20km 정도, 여기 방문 전 둘레길을 5km 걸었더니 다리가 내 다리 같지가 않았다.

저 술 안쪽에 있는 자그만 암자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이쯤 해서 접기로 했다.

그 유명한 "다음 기회에~"를 외치며!



내려오는 길에 가을을 배경으로 한 석조물을 두고 사진 몇 장을 촬영했다.

누군가의 외국인 친구가 불상 모으는 취미가 있다 하여~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분들을 위해 명복을 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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