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탄 엄마

by 루파고

출근길의 부산 골목은 서울에선 볼 수 없는 진풍경이 이어진다.

길게 늘어진 차들은 빠져나갈 우회로가 없어 만사 포기하고 대기열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신호등을 봐도 뭐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복합한 교차로는 물론이고 수시로 줄어드는 차선과 좌회전 전용차선이 상대적으로 많아 낭패를 당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오늘 아침, 편도 1차선 도로끼리 물린 네거리 같은 오거리 교차로에서 황당한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차선 좌측에 신호 대기 중이던 오토바이가 문제였다.

책가방을 맨 아이를 앞에 앉힌 젊은 엄마는 헬멧도 쓰지 않았다.

아이는 말할 것도 없었다.

직진 신호를 받고 가던 우측 도로에 정차했던 오토바이는 내 앞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가려다 타이밍을 놓쳤다 싶은지 멈칫거리다 내 차가 지나간 뒤 차선 및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을 하더니 골목을 질러 달려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만약 내가 그 엄마라면 과연 저렇게 운전을 했을까 싶었다.


아이와 엄마 모두 헬멧을 쓰지 않았고 신호도 차선까지 무시했다.


출근길 내내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지워지지 않았다.

안전불감증 같은 것이었을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무덤덤하고 자연스럽게 막무가내식 운전을 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아이를 태우고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도난당한 내 글에 댓글을 달았더니 원문을 삭제한 표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