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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pr 27. 2023

135.부산 사직동 육개장 맛집, 금강만두

식당 이름과 실제 유명한 음식이 다른 맛집이 더러 있다.

부산 사직동의 금강만두도 그중 한 곳이다.

분명 대문짝 만하게 금강만두라고 버젓이 써 놨지만 육개장 맛집으로 정평이 났다.

게다가 충무김밥은 또 뭘까?

맛있다길래 다녀온 맛집인데 이상하게 부산에선 흔히 만나기 어려운 음식이 육개장 아닐까 싶기도 한 게 내가 한동안 관심이 없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육개장 파는 식당이 의외로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제주도에 가면 육개장 전문점이 천지에 널렸는데...



식당 앞에 주차공간이 있긴 하지만 만만치 않다.



금강만두라는 식당을 소개받았을 땐 만두가 유명하리라 생각했었지만 육개장과 충무김밥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난 충무김밥에 얽힌 좋지 않은 추억이 있어 딱히 즐기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맛집이라니 주문하지 않을 순 없었다.

솔직히 난 지금도 충무김밥이 왜 맛있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정말 단출하다.

분식집으로 시작한 곳인지 모르겠지만 반찬도 분식집처럼 나온다.



빨간 고추기름이 둥둥 뜬 육개장.

벌써부터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손이 큰 엄마는 육개장을 한번 끓이면 한 솥씩 해서 이웃집들 나눠주곤 했는데 그렇게 퍼 줘도 일주일 정도는 먹어야 했는데 이상하게 다른 음식에 비해 잘 물리지 않는 음식인 것 같다.

사실 육개장이야 딱히 어려운 음식이 아닌지라 나도 곧잘 요리해 먹곤 했는데 요즘은 귀찮아서...

내친김에 다음 주 식단에 끼워 넣어야겠다.



솔직히 반찬에선 실망감이 없진 않았다.

자꾸 전라도에 비교하면 안 되는데 한국인에겐 제대로 맛있는 김치 하나만 내줘도 충분하다.

가짓수가 중요한 건 아니지 싶다.

오래전 전북 진안에서 전혀 유명하지도 않은 그냥 시골 콩나물국밥집에서 만난 4종의 김치에서 감동한 적이 있었다.

곰삭은 무김치, 갓담은 무김치, 곰삭은 배추김지, 갓담은 배추김치 딱 이렇게 나왔는데 나름의 개성이 달라 하나도 남기지 못하고 먹고 나온 기억이다.



그럼 육개장은 어떤가?

육개장은 무엇보다 다양한 야채와 길게 찢은 소고기가 서로 어우러져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식감이 있어야 제맛이다.

육개장 맛집이라더니 충분히 이유 있는 식당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사직구장 근처라 야구 시즌이면 줄을 설 게 분명해 보였다.

요즘 롯데가 좀 한다고 하니 또 사직동이 미여 터질 것 같다.

야구에 전혀 관심 없는 내게도 롯데의 선전이 귀에 꽂히는 걸 보면 아무튼 부산사람들 야구 좋아한다던 말이 헛소문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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