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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n 29. 2023

30년 맛집, 105탄-남포동 수복센타 스지어묵탕

이번엔 멀리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사이에 위치한 부산 명물 어묵탕 전문점인 수복센타에 다녀왔다.

스펠링이 아주 중요하다.

'수복센타'가 맞다.

두어 달 전인가 맛집백과사전 설 모씨가 2차로 이 식당에 가자고 했었지만 너무 배가 불러 포기했던 곳인데 예정에 없이 다녀오게 됐는데...

그 이유인 즉, 당시의 코스 그대로 인근에 있는 석기시대에 들러 1차를 했어야 했는데 석기시대는 대기줄이 길어져 있어서 포기하고 수복센타를 향했다.

물론 미리 전화를 해서 빈자리가 있는지 확인하고 후다닥 달려가서 대기는 면할 수 있었다.



수복센터는 골목 안에 위치해서 내비게이션을 켜도 찾기 쉽지 않다.

차량 진입은 불가능한데 카카오내비는 길안내를 한다.

절대 믿지 말고 인근 주차장에 차를 놓고 가는 게 맞다.



테이블에 기본상이 차려졌다.

힘없이 흔들거리는 테이블이 뭔가 이상하다 싶어 아래를 봤더니 드럼통 위에 원판형 목재 테이블이 올려진 거다.

테이블 연식도 꽤 된 것 같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엔 이걸로 버텨야 한다.

오랜만에 만난 번데기가 정겹다.

시장골목 안에 있는 노포식당엔 딱히 정성 같은 건 보이지 않는 느낌이다.

식당은 규모가 작아 테이블도 많지 않고 좀 번잡한 편이다.



스지어묵탕으로 유명한 수복센타에는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다.

유명한 메뉴 외에는 생각을 접는 편이라 다른 메뉴에는 관심도 안 간다. ㅎ



드디어 스지어묵탕이 상 위에 올려졌다.

국물은 뜨겁지 않다.

2시간 안에 테이블을 비워줘야 한다지만 국물은 좀 뜨거웠으면 좋겠더라.

어묵은 불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오래 익힌 듯한데 이건 정말 호불호가 있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는 없다.

스지는 오래 삶아 풀어져 노인들도 씹기 편할 정도인데 내겐 딱히 맞지 않았다.

그 부분 역시 호불호가 있으니...

국물이 관건인데 딱히 대단한 양념을 하지 않아 스지로 끓였을 육수가 담백하다.

다만, 좀 따끈한 느낌이 없어 안타까웠다.

나중에 국물이 바닥을 비울쯤 되자 국물을 끓여주겠다며 가져가면서 청양고추를 넣고 끓여주겠다고 제의하기에 진작에 줬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매운맛이야말로 취향이니 본연의 담백함을 우선으로 삼으셨다면 그것 또한 식당 주인의 의도에 따라야 함이다.



처음엔 꽤 다양한 게 들어갔구나 싶어 어묵 종합선물세트인가 싶었는데 하나하나 사진을 찍다 보니 종류가 너무 많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그렇다.

역시 안타까운 점도 나열해 본다.


1. 국물이 미지근했다.

2. 어묵을 너무 삶았다.

3. 국물을 데워줄 때 물을 타서 본연의 맛을 희석시켰다.

4. 다진 청양고추라도 상 위에 올려주면 좋겠다.


꼬집자면 이런 아쉬움이 있었다.

아무튼 수복센타는 부산의 오랜 노포식당으로 부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부산역에서 멀지 않으니 열차 시간이 남으면 한번 가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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