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현실성 없는 정책도 비극이다

소설로 배우는 제주도 문화와 부동산

by 루파고

제주도의 성공적인 사업 중 한 가지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제주삼다수라고 할 수 있다. 제주의 물이 이슈가 되자 덩달아 따라가는 것이 있었다. 한라산소주다. 실패한 프로젝트 중에 프리미엄 생수인 한라수도 있다. 최근에는 제스피라는 제주맥주 에일맥주도 있고 생막걸리인 제주막걸리도 있다. 모두 제주의 물을 근본으로 한다. 배 회장은 제주에서 한라산소주를 공수해다 마신다. 그는 지인들에게 한라산소주가 한국 3대 소주라며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설파해 왔다. 소주는 원래 몽골의 술이다. 몽골군이 주둔했던 개성, 안동, 제주의 소주가 유명한 이유다. 제주의 소주문화에는 재미난 것이 있다. 독특하게도 제주에는 전기소주와 노지소주 두 종류가 있다. 제주도민들은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온 소주를 기피한다. 즉 전기소주다. 그는 지금도 제주에서 제주스럽게 소주를 한 잔 마시려면 노지 것 달라고 하면 좋다고 입에 침이 튀도록 설명한다.

오늘은 제주도 출신 기업가들이 만든 모임이 있는 자리다. 다들 제주사랑이 극에 달해 있다. 어떤 식으로든 그들은 제주를 위해 뭔가를 하나씩 하고 있다. 행정자문을 하는 이도 있고 기업후원부터 의료보건지원, 사회적 기부까지 알려져 있는 것도 있고 타인이 알지 못하게 후원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이 모임을 만든 게 벌써 십 년이 넘었다. 배 회장 역시 지인에게 소개를 받아 들어오게 되었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배회장님 제주에 큰 투자를 하셨더군요. 저 역시 능력만 된다면 그런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벌지를 못해서 회장님께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체구가 단단해 보이는 중년 사내가 말했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아웃도어 분야에서 큰 획을 그은 기업가다. 그 역시 제주도에 많은 기여를 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저도 회장님 소문 들었습니다. 그쪽 협회 만드는 데 주도하시고서는 회장에 낙방하셨다고 하던데 차라리 우리 모임 회장을 해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아무래도 회장님같이 영향력 있는 분이 모임을 이끌어야 우리도 든든할 테니 말입니다.”

배 회장은 좌중을 둘러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어때요? 여러분. 우리 모임에 리더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은데 말입니다.”

아웃도어 회장은 배 회장의 팔을 잡아끌었지만 이미 모임에 참석한 모두가 일제히 박수를 치고 만장일치 분위기를 끌어가고 있었다. 그는 졸지에 모임의 회장이 되고 있었다.

그들의 이슈는 언제나 제주이야기다. 시작은 항상 사는 이야기, 즐거웠던 추억이었지만 술자리가 무르익으면 제주도가 가진 골칫거리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가 바뀌었다. 오늘은 제주도 양돈농가 악취문제와 부족한 전기문제에 대한 토의가 이어졌다.

“제 친구 녀석이 대정에서 제법 크게 도새기를 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동창회 갔다가 이야기를 들었는데 스트레스받아서 죽겠다 하더군요. 친구 말로는 대형 업체는 정책을 잘 따르는 편인데 영세업체들이 문제라고 합니다. 게다가 주중에는 직원들이 축사를 잘 관리하니 그나마 나은 편인데 주말이나 휴일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쉬게 되면 악취가 재발한다고 하더군요.”

아시아에서 제일 큰 성형외과병원은 경영한다는 기업가다. 그는 제주도청은 물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도 함께 비즈니스를 하자며 러브콜을 날렸던 명망 있는 사람이다.

“그러게요. 전 지역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양돈업체들이 많은 지역은 말도 못 합니다. 바람 좀 부는 날이나 기압이 낮은 날이면 제주도 전 지역이 돼지냄새로 골치더군요. 특히 초여름 우기 때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제 고향도 좀 심한 편이어서 내려갈 때마다 얼마나 고욕인지 말이죠. 애들은 꼭 할아버지 집에 가야 하느냐고 난리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제주에서 살아보겠다며 아이들을 영어교육도시 보내고 근처에 타운하우스를 사서 들어간 지인이 한 명 있는데 그 사람이 하소연을 합니다. 제주가 원래 이렇냐고 말이죠. 그 사람은 집을 사러 갔다가 축사 냄새가 나긴 하지만 설마 했고, 부동산 업자도 항상 그런 것이 아니라며 안심을 시켰더랍니다. 그 사람 말로는 집 보러 간 날은 정말 냄새가 안 나는 날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초여름이 되자 극치를 느꼈다네요. 집 밖에다 빨래는 내다 걸 수가 없답니다. 옷에 똥냄새가 진동을 하니 입을 수가 있나. 심지어는 창문을 열지 못하고 사는 날이 많다는데 제주에 대한 로망을 가득 품고 내려갔다가 지금은 현실과의 괴리감을 품고 있답니다.”

평소에는 말도 없던 기업가 한 명이 입에 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했다. 그러자 다들 한 마디씩은 할 말이 있는지 너도나도 웅성대기 시작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오수문제도 심각합니다. 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제주 흑돼지가 워낙 값비싸게 팔리고 수요도 많으니 점점 양돈 두 수도 많아지는데 농가들은 돈 버는 데만 관심이 있지 환경문제엔 나 몰라라 하고 있어요. 심각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축사에서 나온 똥물이 지하수에 섞여 들어가는 문제도 숱하게 방송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말입니다. 그게 그렇게도 대책이 없는 겁니까? 제주도청에서는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얼마 전에도 보니까 양돈농가 관련한 시뻘건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덕지덕지 하던데 말이죠.”

“심지어는 구속시키라는 현수막도 봤습니다.”

“말도 마세요. 서울에서는 모르겠지만 제주도에서만 방송하니까 육지사람들이 잘 모르는 거지, 제주방송 보면 양돈농가 오폐수 관련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어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왜 정책적으로 제지하지 못하는 겁니까?”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너도나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배 회장은 외지에서 살면서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았던 제주가 가진 고민거리를 함께 고민하는 동향민들이 있다는 데 감사함을 느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정책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자주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지반특성상 수분이 침수되는 제주도에 오수관 및 폐수처리에 관한 부분이 얼마나 큰 사회적, 환경적 문제인지 외부로 알리고 개선해야 한다.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면 흔히 말하던 융복합을 통해 실현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방법은 찾으면 있을 것이다.




<제주도 양돈과 환경오염 문제>

2018년 2월 19일 자로 나온 기사를 정리해 본다. 양돈농가 등 관련업체와 기관의 다양한 의견으로 연기되었던 양돈장 96곳에 대한 악취관리지역 지정 고시가 2월 내에 고시된다고 한다. 앞으로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즉각적인 소송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악취관리지역 지정 계획안을 발표하자 479건의 의견이 접수되었는데 477건이 반대 의견이었다고 한다. 아무튼 양돈장의 축산분뇨 무단배출은 토지를 오염시키고 지하수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것과 동시에 악취문제까지 다양한 문제점이 있다.

이제는 제주도청이 드디어 벼르던 칼을 뽑은 것이다. 이번 조치로 많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앞으로 악취 없는 제주를 기대해도 될까?

* 난 현재 이와 관련한 혁신적 해결방법을 찾았고 제주도청에 사업 제안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과연 귀를 열고 들어줄 것인지...





1. 서문

2. 긴급회의

- 제주의 장묘문화

- 제주신화와 오름

- 진입로를 막아 선 묘적지

- 묘적지, 무연고묘지

- 국가기관 소유의 묘적지 인수

3. 급매물

- 제주도 주택문화의 이해

- 계약서 없을 경우 계약금 반환에 대한 사례

- 문화재와 개발 인허가문제

- 제주도 토지 특성

- 농지 취득 시 알아 두어야 할 정보

4. 건축업자가 되는 길

- 괜당이란

5. 선물

- 제주도 제2공항에 대한 단상

- 김녕 도시계획 등 정보

- 예래지구 문제

6. 고뇌

- 제주도 농업

- 영어교육도시와 제주신화월드

7. 오늘은 잔금 치르는 날

- 제주은행 서울(육지)지점 정보, 주택담보 대출 시 유의해야 할 점

- 지도상 거리, 물리적 거리, 과거와 현재의 교통편

8. 푸념

- 곶자왈이란, 곶자왈 훼손에 관한 의견

9. 배 회장의 서류

- 중산간지역의 훼손, 골프장 건설로 망가진 한라산

10. 올 것이 오다

- 토지거래 시 유의할 점, 세금문제, 다운계약에 관한 지침

11. 제주도민이 되고 싶어요

- 건축물 양성화 신고 관련 내용, 법규

- 제주도 건폐율과 용적률

- 건축법상 진입로 규정

12. 제주색 건축

- 제주도 건축법 개정안

- 보전등급, 상대보전, 절대보전에 관한 법률

- 절대보전/상대보전지역

- 특화경관지구(구. 수변경관지구)

- 오름에 붙은 토지의 규제

- 동굴보호에 묶인 토지

-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 LNG기지와 가스관 공사

- 지하수 문제

13. 실행력 없는 비전은 비극이다

14. 귀한 존재라는 걸

- 농지전용/산지전용

15. 돼지 잡는 날

- 진입로 관련법안/일반토지사용승낙서와 영구토지사용승낙서

- 제주도 일자리 문제

- 제주도 커피숍 분포

- 제주도 교육환경

- 제주살이, 한 달 살이 그리고 제주도 인구의 진실

16. 건축업자의 길

- 제주색 묻어나는 건축물들

- 제주도 행정구역 편제

17. 현실성 없는 정책도 비극이다

- 제주도 양돈과 환경오염 문제

18. ROLEX

- 제주도 농가주택과 자폐증의 상관관계

19. 제주살이

20. 올레의 비밀

21. 푸른빛 더러운 제주바다

22. 오수관 있나요?

- 오수관, 상수관 관련 내용

23. 제주도민이 되다

24.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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