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 년 넘게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다.
처음엔 바쁘다는 핑계로
나중엔 머리 아프다는 핑계로
난 내가 모르던 나와 타협하고 있다.
탄력 받고 절반 정도 쓰다 만 소설이 네 편이다.
죽기 전에 장편소설 백 편을 쓰겠다던 나의 목표는 멈추고 말았다.
종이책으로 출판된 소설은 이제 겨우 여덟 편이다.
다른 분야에 다른 필명으로 출판된 것까지 합하면 딱 열 편이 출판된 셈이지만 어쨌든 목표한 건 장편소설 백 편을 출판하는 건데...
하루하루 생은 줄어들고 있고, 상상력은 무디어져 가고 있고, 체력은 떨어지고, 목표도 흩어지는 요즘이다.
쓰던 소설이라도 마무리 짓고 싶은데 도저히 집중이 안 된다.
예전엔 일 하면서도 잘 썼는데 이젠 나의 뇌의 멀티스레드 기능이 약해진 모양이다.
이놈의 강박증...
언제나 헤어 나오려나...
나 스스로 나를 백 편의 장편소설이란 울타리 안에 가둔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