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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11. 2023

56. 필례-자작나무숲-인제군청-가리산-필례 하계라이딩

전날 용대리-진부령-고성-속초-양양-한계령-용대리 코스를 달린 탓에 오전 안에 라이딩을 마칠 수 있는 짧은 코스를 계획했다.

익숙한 코스보다는 새로운 코스를 달리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 차로도 가본 적 없는 길을 찾다 보니 이런 코스가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획득고도가 1160M에 이른다.

총거리는 불과 65.5km밖에 되지 않지만 획득 고도가 높다는 건 큰 산을 넘었다는 걸 의미한다.

원대리자작나무숲까지 가는 업힐과 덕적리 가리산을 오르는 코스가 꽤 긴 업힐이었던 것 같다.

짧은 코스를 기획한 덕에 다행히 오전에 코스를 마칠 수 있었는데 들러서 맛을 보진 못했지만 코스 중에 유명한 막국수 전문점 하나를 발견했다.

안타깝지만 나중을 기약하고...



새벽, 필례약수 근처에서 라이딩을 시작했다.

5시 30분에 출발해서 선선하다.

이 정도 기온이면 하루종일 타도 될 텐데...

이른 시간이라 도로에 차량도 없다.



왼쪽으로 가면 인제스피디움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하추리 방향이다.

하추자연휴양림을 지나 업힐이 나올 때까지는 이렇게 계곡을 끼고 낙타등 코스를 달린다.



좌우로 굽이치는 계곡을 따라 달리다 보니 계곡을 끼고 자리를 잡은 펜션들이 눈에 들어왔다.

휴가랍시고 좀 편하게 지내다 오면 좋을 것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자전거를 타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꼴이라니...



교량을 건너며 아래 맑은 계곡물을 보니 저기가 딱 휴가철 놀이터구나 싶었다.

불이 불어나면 위험하겠지만 비 소식만 없다면 즐거운 피서지가 될 것 같았다.



이 갈림길에서 좌측 방향으로 진입했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으로 가는 거다.

곧 본격 업힐이 시작된다.



원대리 방향으로 틀고 보니 해가 바짝 떠오르며 내린천을 비추고 있었다.

소양강 원류인 것 같더라.



원대리 자작나무숲으로 향하는 길에 원대막국수가 나타났다.

이 식당이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식사 시간이 맞지 않아서 눈도장만 찍고 지나쳐야 했다.



수확한 옥수숫대를 길게 세워 말리는 걸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을 촬영했다.

멈추지도 않고 사진을 찍어대는 게 이젠 일반적이다.



12%

경사가 가파르다.

물론 15% 이상 업힐도 올라다니는데 12%야 우습지...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길어도 너무 길다. ㅠㅠ



여긴 무슨 고개 이름도 없다.

그냥 원대리 자작나무숲길 정상인 거다.

길도 좁은 데다 중간에 중앙분리대 봉이 있어서 낮이나 봄가을에 다니면 위험할 것 같다.



올라온 만큼 내려가는 게 라이딩의 즐거움 중 하나!

긴 다운힐이 이어졌는데 도로에 차가 한 대도 없어서 맘껏 달리기 좋았다.

도로 사정도 좋아 다운힐에 변수가 없어 좋았던 것 같다.



여기서부터는 44번 국도로 진입해서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옆 갓길로 라이딩을 해야 한다.

조심! 또 조심!



긴 다운힐을 내려오니 소양호와 만나는 구간을 만났다.

남천교 위에서 사진을 남기고 다시 출발이다.

아직까지는 기온이 오르지 않아 달릴 만했다.

역시 여름엔 일찍 시작하는 게 답이다.



국도에도 차가 별로 달리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낮에는 위험할 수 있다.

이 년 전 용문-미시령-속초 라이딩을 하며 이 길을 달린 기억이 났다.

그날도 혼자였는데...



이거 돌나물 맞지?

도로변에 잡초처럼 자란 게 눈에 띄어 사진을 남겼다.



44번 국도를 조금 달리다 보면 인제대교를 건너기 전에 인제휴게소가 나온다.

여기서 잘 빠져야 한다.

인제대교 옆에 군축교로 가는 샛길이 있다.

이곳을 지나면 인제군청까지 보급 지는 없다.



인제터널 옆으로 난 구도로인 군축로를 따라 짧은 업힐을 넘어야 하는데 여기만 지나면 덕적리 가리산까지 업힐 같은 업힐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량 통행은 거의 없는 도로인데 이제는 자전거 전용도로처럼 된 구간이다.



군축로를 벗어나며 북천을 길게 끼고 있는 인제군청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제군청 부근부터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는데...



사구미교 상판 공사 중이라 되돌아 나와 국도를 타야 했다.

곧 공사가 끝나겠지만 안내판 하나 없어서 한참을 돌아야 했다.



인제군 도심을 지나면 도로 옆 함강교 방면으로 빠져나가야 한다.



인북천을 따라 바람이 시원해 자전거를 세우고 풍경을 즐겼다.

맑은 물이 마음속 때까지 벗겨내주는 것만 같았다.

이제 슬슬 기온이 상승하고 있어서 빨리 라이딩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또 땡볕에 고생할 게 뻔하다.

결국 10분도 쉬지 못하고 다시 페달을 밟아야 했다.

혼자 다니면 쉬는 시간에 너무 인색해진다.



관광지가 없는 지역이라 그런 걸까?

역시 도로는 한산했다.

도로 옆 개천에서 콸콸거리며 흐르는 물소리가 경쾌하다.

귀라도 쉬게 해 줄 요량으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기껏 1분이었지만...



타이밍을 놓쳐 안 찍힌 줄 알았는데 셀카 하나 건졌다.



업힐은 경사가 그다지 센 편이 아니었는데 여느 업힐과 마찬가지로 정상 부근만 조금 급경사였던 기억이다.

더워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드디어 정상이다.

11시인데... 더워도 너무 덥다.

정상에서 쉬어 가냐고?

다운힐의 시원함이 잠시 쉬는 것보다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곧장 직행했다.



드디어 필례약수 방향 갈림길이 나타났다.

출발할 땐 긴 다운힐이었으니 돌아가는 길엔 긴 업힐이다.

하지만 기껏 몇 킬로미터만 달리면 되는 상황이라 마음이 편했다.

며칠 동안 쉬지 않고 이어진 라이딩 때문에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짧은 구간에도 불구하고 다리근육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이 라이딩 때문에 다음날 설악산 등산 가서 다리가 다 털려버렸다는)

https://brunch.co.kr/@northalps/2370



그냥 퍼 마셔도 될 것 같다.



계곡 옆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설들이 종종 보였다.

사유지라면 대단한 토지를 소유한 분들인 거다.



이제 목적지 도착이다.

멀리 설악산의 너덜지대가 보였다.

아마 귀떼기청봉일 거다.

서북주능선 하계종주할 때마다 기억에 많이 남던 곳인데 이렇게 보니 색다르다.

이번 휴가의 마지막 라이딩이라니...

좀 더 열심히 타지 않았던 게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캠핑사이트로 돌아와 계곡물에 몸을 식힌 후 차를 몰고 인제군 일미반점을 향했다.

원대막국수에 갈 생각도 했었지만 저녁에 먹을 게 없어서 보급을 목적으로 인제군으로 향한 것이다.

거기서도 맛집을 놓칠 수 없으니 나름 유명한 노포 중국집에 다녀왔다.

짧은 코스였지만 강렬함이 있는 라이딩이었다.

두 번 다시 안 간다. ㅋㅋ


https://brunch.co.kr/@northalps/2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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