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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12. 2023

161. 땡초탕수육과 춘장 본연의 맛에 충실한 간짜장

부산 구도심에서 숨은 맛집 발견!

부산어린이대공원 인근의 후미진 골목 안쪽에서 남다른 컬러를 가진 중국집을 발견했다.

지난번에는 오후 7시가 안 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재료가 다 소진되어 발길을 돌려야 했는데 이번엔 태풍 때문인지 손님이 적어 우리까지 차례가 돌아왔다.

연지짬뽕냉면이라는 간판인데 주종목은 탕수육이라고 듣고 따라간 곳이다.

그런데 탕수육 자체도 땡초탕수육이라 하여 매운맛이 강한 독특한 녀석이었고, 그보다 간짜장은 연지짬뽕냉면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요리였다.

짬뽕 국물도 깔끔하고 좋았는데 세 가지 메뉴 중 단연 짜장면이 으뜸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메인 사진은 땡초탕수육으로 올렸다.



골목 안쪽에 있어서 주차 걱정은 딱히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눈치껏 주차를 하면 무리가 없다.

식당은 넓지 않은데 이래저래 물어보니 이곳에 자리 잡은 지 8년이 됐다고 한다.

전에는 다른 곳에서 장사를 했다고 하는데 땡초탕수육은 무려 40년이나 만들어 왔다며 은근 자부심을 보이는 아주머니.

하여튼 여긴 음식들이 대체로 독특하고 맛있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매콤함.

그 자체다.

매콤한 탕수육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딱히 별 것 없는 것 같지만 만족도는 충분히 올려주는 가성비 있는 식당이다.



탕수육을 절반 정도 먹었을 때 식사를 주문했다.

나는 간짜장, 짠물은 짬뽕.

요즘 중국집들을 너무 찾아다니다 보니 짬뽕도 징그럽다. ㅎ

그런데 면과 방금 볶아 나온 간짜장이 비주얼부터 색다르다.



면은 일반 중국집과 달리 얇은 면을 쓰는데 너무 잘 불어서 배달이나 포장을 하라고 해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금세 불어버리기 때문이라는데 라면과 일반 중국집 면의 중간 지점에 있는 수준의 면발인데 소화가 잘 되는 면이라는 설명을 아주머니께 들었다.

면은 꼬들거리면서 부담 없이 씹힌다.

짜장면 먹으면서 쫄깃한 식감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중국집을 찾는 게 맞다.

그리고 갓 볶은 짜장이 기똥차다.

얼마 전 다녀온 백객도를 두고 말들이 많은데 나의 좁은 식도락가적 식견으로 보면 짜장은 여기가 한 수 위라고 본다.

춘장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고 하면 될까?

설탕을 많이 쓰지 않아서 춘장 본연의 맛이 입안에 감돈다.

미원 같은 건 넣지 않는다고 하는데 정말 옛날 맛 짜장을 찾아다녔다면 딱 여기가 답이다.

춘장만 가지고 직접 짜장을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어떤 설명인지 알 것 같다.

난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춘장을 직접 볶아 짜장을 만들어 먹곤 하는데 여느 식당들처럼 단맛에 치중한 짜장이 아니어서 좋았다.



양파는 길게 썰어 면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긴 한데, 기존 중국집들의 깍둑썰기나 잘게 썬 양파에 길들여진 탓인지 어색한 느낌이 없진 않았다.

꼬들꼬들한 면발이 짜장과 정말 찰떡이다.



마지막으로 짬뽕 사진이다.

난 국물만 떠서 맛을 봤는데 정말 깔끔하다.

삼랑진짬뽕에서 느꼈던 걸 여기서 다시 느낀 것 같다.

짬뽕밥을 주문해서 그런지 당면이 들어 있다.

칼칼하며 진득거리지 않아 깔끔한 목 넘김이 있었다.

많이 먹지 않아서 그 이상은 설명이 불가하다.


* 그런데 독특하게 여긴 초마면을 판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초마면을 맛보러 다시 가볼 생각이다.

* 문경의 상촌식당이 초마면으로 유명한데 두 번 갔지만 두 번 다 실패했다. 영업시간과 무관하게 재료소진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음에 재도전해서 꼭 후기를 올려볼 생각이다.

* 두 식당의 초마면을 비교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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