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위력을 실감했다.
서울에서 느꼈던 것과는 수준이 다르다.
유명 식당이나 카페에도 사람이 많이 없어 한적함을 느꼈고 심지어는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에서의 느낌은 심각했다.
중국 관광객이 뚝 끊겨 울상이었던 제주 관광업계는 이미 강력한 구조 개편으로 실속 있게 운영해 왔을 테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비상이 걸렸을 것이 분명하다.
김포공항이 이 지경인 걸 보면 제주공항은 말할 것도 없으리라.
한산하기가 이를 데 없다.
며칠 전에는 제주도 항공권이 4,000원에 나왔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는데 그건 예전에도 있었던 거라 과대하게 부풀린 느낌도 없지 않다.
알다시피 4,000원이라는 금액에는 공항이용료, 유류할증료 등은 빠진 거라 모두 합치면 결국 10,000원은 훌쩍 넘는다.
이런 가격에 놀라지 않는 이유는, 가끔이지만 13,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고 다니기도 해서 그런 듯하다.
제주행 비행기는 절반도 차지 않았다.
콩나물시루처럼 빈틈없이 빽빽하던 비행기는 온데간데없었다.
물론 그때가 그립거나 하진 않다.
제주도 길바닥에 차가 없다.
택시기사님들 얘기로는 하루에 몇 탕 뛰고 나면 일이 없어 집으로 돌어간다고 한다.
관광객이 줄어든 걸 어디서나 체감할 수 있다.
하다못해 유명한 낚시 포인트에 가도 낚시꾼이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도로는 막힐 리 없다.
어느 매장에 가도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다는 느낌이다.
메르스, 사스, 사드(한한령)를 다 겪고도 버티고 살아가는 걸 보면 용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마침 제주의 연세 지긋한 분들이 주로 쓰시던 말이 기억난다.
살암시민 살아진다.
4.3 당시 그 험난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란다.
어떻게든 살려고 하면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얼마나 악화될지 알 수는 없지만 빠른 시간 안에 정상을 되찾기를 기대해 본다.
어쨌든 제주에는 거의 봄이 왔다.
유채밭은 이미 한창이고 매화도 축제를 앞두고 있다.
붉은 동백은 바닥에 떨어져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중이다.
오늘 아침에도 구름에 가린 멋진 일출이 있었다.
내가 주로 찾는 벵에돔 포인트인데 가끔 미친 대물이 나오고 무늬오징어가 잘 잡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