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니 등반.
두려울수록 구석으로 숨으려는 본능.
하지만 밖으로 나와야 쉽고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다.
슬랩등반.
두려울수록 붙으려는 본능.
벽에서 상체를 떼고 고개를 들어야 중심이 잡히고 다음 루트를 볼 수 있다.
삶에서 만난 두려움 앞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했던가?
위로 오르는 걸 목표로 했음에도 두려움과의 대치에서 적극적이지 못했다.
추락이 두렵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올라갈 방법을 찾기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던 건 아닐까?
헤쳐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도전할 용기가 부족했던 게다.
오름의 이치를 배웠고 인지했고 이윽고 터득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제자리에서 한 스텝조차 오르지 못했다.
미끄러져도 살 만하니 그냥 그 자리에 안주하고 있었던 거다.
그것 역시 언젠가 추락하고 말 것이란 불안함을 가슴에 안은 채 말이다.
어느 날 문득 아직 오르는 방법을 잊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솟아났다.
버티고 지키느라 엉덩이가 무거워졌겠지만 이젠 움직일 때다.
더 늦기 전에...
더 이상 머무르다간 엉덩이만 무거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