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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pr 27. 2020

19. 서울업힐맛집 남산3회전 vs 북악3회전

성격 탓일 게다.

반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같은 길을 가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기피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산, 북악 코스를 달리는 이유는 그놈의 업힐 때문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같은 코스라는 건 딱히 맘에 들지 않는 건 사실인데 최근 여기서 새로운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다회전이라는 새로운 목표 설정 덕분이다.

PR(Private Record:개인 기록) 갱신을 목표로 삼으면 되지 않겠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최초 목표로 했던 남산 6분대 진입을 달성한 후에는 딱히 욕심 같은 게 생기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께 자전거 사부님 격인 분과 함께 우연히 2회전을 경험한 후로 다회전의 묘한 매력을 은근히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비만으로 95kg나 되는 체중을 줄일 목적으로 업힐에 재미를 붙이면서 업힐 중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 힘든 짓을 왜 하나 싶었지만 막상 맛을 보자 성급하게 달려드는 나를 발견했다.

언젠가 가보리라 생각했던 경기도 최악의 업힐 코스라 불리는 화악산도 혼자 다녀오곤 했다.

나도 모르게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체중계를 통해 인지하게 된 것 때문이다.

업힐에 꽂힌 게 불과 3개월.

95kg까지 갔던 체중은 오늘 부로 89.4kg이 됐다.

평소 살던 대로 라이프스타일은 그대로였다.

매일 게으르게 살고, 매일 저녁 술을 마시고, 삼시 세끼는 모두 불규칙적이고, 고기를 즐겨 먹고, 술을 마시면 끝까지 마셨다.

식이요법 같은 건 전혀 하지 않았다.

체중의 변화는 오로지 업힐 덕분이었다.


흐이구~~

나만 후줄근하구나. ㅋ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목격한 후 오랜만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은 고통쯤은 즐거움으로 녹여버릴 수 있었다.

그 정도 고통조차 참아내지 못할 거라면 어떻게 체중을 줄일 수 있을까?

그래서 최근엔 가급적 업힐이 있는 코스만 주로 찾아다녔는데 얼마 전 마음이 맞는 친구와 남산3회전을 하고 말았다.

원래 있던 계획도 아니었고 단지 '할까?' 하는 질문에 '그럽시다!' 하는 아주 단순 명료한 의견 일치를 보이고 실천에 옮긴 것이다.

이번 북악3회전 역시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토요일 송추 소머리, 말머리 업힐 후 뒤풀이 자리에서 멤버가 급결성된 것이다.

원래 계획으로는 5회전이었지만 전날 심한 맞바람을 맞으며 <남양주-소요산-송추-말머리소머리-성산-남산업힐-성산>코스 157km를 달렸더니 다리 상태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껏 3회전에 만족하고 말았지만 이번 라이딩을 통해서 북악 업힐 코스에서 재밌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에는 북악이 남산보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리는 500미터가량 길지만 오히려 남산보다 쉽고 재미난 코스다.



다음엔 남산5회전, 북악5회전을 목표로 잡고 시도해 봐야겠다.

멤버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비슷하게 돌아가지 않을까 싶긴 하다.

성산에서 북악으로 가는 홍릉천길은 의외로 매우 예쁜 곳이었다.

다음에도 그 길을 달리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같은 길을 반복하는 것을 싫어하는 내게 새로운 즐거움을 가져다줬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요즘 날이 좋아 서울 하늘이 자체발광을 한다.

이런 날씨에 코로나라니...

모처럼 멋진 봄날을 만끽하다 보니 지구의 자정작용 같다는 말이 있는 걸 보면 꼭 틀린 소린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일단 제가 쓴 미스터리 소설 대놓고 홍보 좀 해 보아요.

자전거를 소재로 한 소설인데 꼴에 로맨스도 녹아있지 뭡니까?

자전거 범죄를 다룬 1편은 인터파크에서 미스터리 부문 국내작가 1위도 해 봤고 네이버에서 베스트셀러 딱지도 붙여봤습니다.

이번에 출판된 2편은 국내최초의 환경소설로 읽고 나면 배운 게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소설일 겁니다.

재미없으면 제가 사비로 환불해 드릴게요. ^^

구매좌표는 아래 예스24를 걸어둡니다.

http://m.yes24.com/Goods/Detail/91587296?pid=157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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