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길을 간다.
너는 왼쪽, 나는 오른쪽을 본다.
귀를 열고 듣지만 시선을 합치려 하지 않는다.
우린 정말 같은 길을 왔다고 할 수 있을까?
넌 아름다운 들판을, 난 황폐해진 전쟁터를.
같은 길을 가자고 약속했건만 같은 방향을 보지 못하고 달린 우리들.
아직 같은 길 위에서 같은 보폭으로 걷고 있건만.
인연이 들어 정을 씨앗 삼아
모란 모란 싹을 틔워낸 사랑으로 한 길을 걸음에도
광어와 도다리 마냥
영원히 마주치지 못할 시선 탓만 하는구나.
서로가 거울이 되어
옳음과 그름을 깨우치고 이해할 때
잊혔던 태초의 인연을 떠올리리라.
모두들 그것이 싹 틔우기 시작했던 씨앗이라 하더라.
일도 사랑도 우정도 같은 곳을 볼 때 바른 길을 간다.
사랑 타령하려 끄적거린 시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