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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Feb 19. 2019

BMW i3 타고 한라산 등산 가기

게으른 자는 오를 수 없다

원래는 한라산 등산을 계획했던 것이 아니다.

BMW i3를 렌트해 전기차 체험을 하던 중 갑자기 한라산에 올라가고픈 생각이 들어서 대책 없이 오른 것이다.
등산장비 같은 건 없었다.
그냥 입은 옷 그대로 무작정 간 거다.
시간은 바야흐로 9시경?
더 지났던가?
진달래밭 대피소에 11시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을 입구에서 알게 됐다.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아무튼 미친 듯이 뛰었다.
지금 하라면 못 할 듯싶다.
그때보다 10킬로그램이 불었다. ㅠㅠ

오호.
그러고 보니 i3 사진이 있다.


전기차는 아직 ㅠㅠ 다!
충전소 찾아가려면 동선이 다 깨진다.
문제는 그뿐만 아니다.
기름이라면 주유소 가서 넣고 가면 되지만
전기는 충전시간이 길다.
무조건 거기 가서 개겨야 한다.
이게 다라고?
절대로 그렇지 않다.
고속충전기와 일반 충전기의 충전 속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게 끝이라고?
설마......
친절한 네비님 덕에 찾은 충전기 플러그는 이미 누군가의 차량에 꽂혀있다.
그분이 비켜줄까?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생각을 말아야 한다.
그도 나와 같은 입장이다.

전기차로 5.16 도로를 탄다거나 1100 도로를 다닌다거나 하는 무모한 발상을 말라.
전기 쭉쭉 닳아 없어진다.
그냥 평지를 중속으로 천천히 미끄러지듯 다녀야 100킬로미터 이상 다닐 수 있다.
밤엔 어떻게든 플러그를 찾아야 한다.
아무튼 제주투어에서 전기차는 기피해야 할 대상이다.


사진을 보니 4월 초다.


시~~ 작!
한라산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제주가 그따위로 생겼으니 쓸데없는 기대를 말아야 한다.
가끔 평지나 짧은 내리막이 있지만 그뿐이다.
어떻게 보면 설악산이나 지리산처럼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거나
오르막-내리막의 연속으로 희망을 지우게 하는 산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


뒤에 보면 비슷한 사진이 있다.


잘 정비되어 있다.
오래전 일본 오쿠호다카다케 동계등반했었던 게 기억난다.
색깔이 다른 묘한......


많이도 올랐네.
여기까지 몇십 분 정도 걸렸던 거 같다.
많이 제치고 달렸다.
그냥 달렸다.
11시엔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해야 한다.


미챠~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하니 11시 8분이다.
안 된단다. ㅠㅠ
절대로 안 된단다.
규칙은 깨라고 있는 거지만.
그래도 안 된단다.


바람이 세서 밖엔 사람이 없다.


사발면 외에는 뜨거운 물을 제공해 드릴 수 없습니다.
사발면을 사 먹으면 된다는 말로 들렸다.
배가 고팠으니까.
아침도 걸렀는데. ㅋ


유혹은 참으면 병 난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다.
HACCP이니 안심하고 먹는다.


포기하고 내려오는 길.
오잉?
사라오름엔 올라갈 수 있단다.
어디가 됐던 꼭짓점은 찍고 내려가야 속이 시원하지 싶었다.
백록담처럼 물이 고여있다고 한다.


아마, 고여 있었을 거다.
태초에는. ㅋㅋ
사진엔 분명 못이 있었는데 어딘가로 증발해 버렸다.


사라오름 정상이다.
바람이 세지만 경치는 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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