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뚫고 강서구에 가야 한다.
남양주에서 서울 강서구까지 가는 길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다녔던 긴 한강 줄기를 따라가는 익숙한 강변북로 코스가 있다.
긴 비로 한강 주변 도로는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체되었을 게 뻔한 상황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주 금요일엔 역삼동에서 구파발까지 가는 데 3시간이나 걸렸으니 말이다.
그땐 중랑천을 타고 올라가는 동부간선도로가 폐쇄되었을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였는지 직접 체감하기 전엔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날 저녁 뉴스에서1km 가는데 15분이 걸렸다고 하는 걸 보면 3시간도 빨리 간 것 같단 생각을 하게 했다.
오늘은 한강을 가로질러 강서구까지 가는 길이 걱정이라 서울 시내에서는 잘 쓰지도 않던 내비게이션을 작동시켰다.
내비게이션의 안내 코스를 보니 황당하게도 외곽순환고속도로 코스를 안내하고 있었다.
예전에 몇 번 돌아가기도 했던 기억이 났다.
1시간도 채 안 되는 소요시간을 보니 안도감이 밀려왔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교통체증을 일순간에 해소시킨 것이다.
문명의 이기.
그쪽으로 전공을 하고서도 전자, 전산 관련한 것이 싫어 습관적으로 아날로그적인 걸 찾는 난데, 결과적으로는 필요에 의해서 세상의 편리함을 찾아간 거다.
이젠 고집 좀 그만 피우고 인정할 건 해야 한다.
머릿속에 든 수많은 아이디어들 역시 세상의 편리함과 이로움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건 뭘까?
손에 든 스마트폰 역시 디지털의 산물인데 말이다.
길을 돌아오며 느낀 것들이 억지스러움 없지는 않은 것 같지만 내겐 역발상 같은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들 역시 돌아가는 걸 차제 해버리기 일쑤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빠른 길인지도 모른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고 했다.
교통 소통에 장애를 주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달린 길 끝엔 강서구 목적지가 있었다.
습관적인 편견을 깨고 급한 성격 누른 후 차분히 생각할 때인가 보다.
세상의 모든 것엔 가르침이 있는 것 같다.
내 마음이 열렸을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시간이 여유롭게 남아버린 이 시간, 오늘의 잡생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