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 수영 대회에 참여해 주세요!"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수영 클럽에서 데이(Klubb-dag) 안내문이 왔다.
예비 선수반, 선수·학부모·코치가 함께 참여하는 연간 프로그램 중 하나다. 클럽의 엘리트 선수들과 노르웨이 선수권(NM) 출전 경험이 있는 선배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과 함께 수영하며 기술적인 팁과 훈련 요령을 직접 전달하는 시간이다. 보통은 아이들이 수영하는 동안 부모들은 부모 모임을 하는데 이번에는 부모들도 수영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수영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니 참여 신청을 하라고 공지가 왔다.
클럽 데이가 있는 날 남편은 스키 여행을 가기로 되어 있었다. 남편은 자기가 출전을 못하니 대신하라면서 나를 등 떠밀었다.
"그냥 25미터만 하면 된대. 안 하면 애들이 서운해할 거야."
"아, 귀찮아. 무슨 수영 대회야."
적극적인 참여가 곧 부모의 역할이라고 하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대회 참가 신청을 했다. 속마음은 여전히 '그냥 가지 말까'라는 생각이 더 많았다. 클럽 데이 전 날, 여행을 간 남편의 문자가 왔다.
'내일 애들 데리고 클럽 데이 갈 거지?'
아이들은 클럽 데이에 가기 싫다고 입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부모 수영대회가 있다는 건 까먹은 듯했다.
'토요일 아침에 늦잠을 자고 싶겠지. 엄마도 늦잠 자고 싶어.'
“일단 자자, 얘들아”
토요일 아침, 7시 15분. 아이들을 깨웠다. 엄마의 수영대회가 곧 시작되니 빨리 가야 한다며 수선을 떨었다. 잠에서 덜 깬 아이들이 어리둥절하며 주섬 주섬 옷을 갈아입었다. 나는 간단히 요기를 할 사과를 깎고, 물통도 챙기고 분주하게 집안을 오갔다. 그리고 창고에 가서 박스 안에 넣어둔 수영복을 꺼냈다. 여름 휴가를 다녀와서 처음 꺼낸 수영복이었다. 수영복 어깨 끈 쪽이 삭아서 딱딱해져 있었다. 수경도 마땅한 것이 없어서 애들이 불편하다면 쓰지 않는 수경을 집어 들었다. '이거면 됐지'라고 생각하면서 가방에 넣었다. 그래도 왕년에 수영 선수였는데, 수영복도 너덜 너덜하고 마땅한 수경도 없다는 사실에 실소가 나왔다.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가면 수영복과 수경을 사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