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마미바바와 오슬로 노하
봉쥬르, 노하 님
오늘은 다르게 인사를 해 봅니다. 어때요? 제가 파리지앵처럼 보이나요? 파리지앵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파리를 사랑해보려고 합니다. 어쩌면 이미 사랑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불편하고 동시에 이해하거나 이해받지 못해 몸과 마음에서 거부 반응이 막 일어나요.
얼마 전, 런던을 잠시 다녀왔을 때 순간 이런 생각이 카메라 플래시처럼 번뜩 제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나는 런던에서의 시간을 있지 못하고 있네. 잠시 왔다가 가는 방문객처럼 파리에서는 자리를 못 잡고 있네…’라고요. 그 뒤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한국을 떠난 지도 20년이 훨씬 넘었는데, 여기에 나의 가족이 있는데… 난 뭘 원하는 걸까? 난 뭘 바라고 있는 걸까? 등등. 그래도 지금부터 파리를 사랑해보려고 합니다. 샹송을 들으며 시작해 봅니다.
지금 이 순간.
노하 님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 파리에서 마미바바로부터
p.s. 흠. 파리의 가을이 어떠냐고 물으셨지요? 가을 없이 겨울이 훅 오는 것 같은데… 올해는 찾아보려고요. 가을가을함을 바바의 느낌으로요.
http://blog.naver.com/jjoy92400/223235904836
Hei! 바바 님
오랜만에 런던에 다녀오신 거지요? 예전에 살던 런던은 바바 님께 어떤 곳인지 궁금해지네요. 그곳에 다시 찾아가서 익숙한 길을 걸으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가장 그리운 건 그곳에서 보낸 평범한 일상이겠죠? 여행객이라면 흉내 낼 수 없는 그런 일상이요.
저도 오늘 예전에 살던 동네를 지나갈 일이 있었어요. 도로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파트여서 차를 타고 가면 우리가 살던 집이 딱 보여요. 저는 방이 딱 하나만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두 아이를 낳고 키웠답니다. 집안일도 육아도 처음 해 보는 일이었기에 ‘나’를 위해 보낸 시간은 없었던 곳이에요. 그래서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대신 그곳을 지날 때마다 고생한 나를 스스로 토닥여 주곤 합니다.
저는 파리에 사는 바바 님만 알고 있기에 런던에서의 바바님을 잘 몰라요. 파리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바바 님의 모습, 파리 센강의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바바 님의 모습만 상상할 수 있답니다. 오슬로 시내에서 벗어난 작은 마을에 사는 저에게는 꽤 낭만적이고 부럽기도 한 일상이에요. 그런 일상을 멀리서 지켜보면요. 분명 바바 님은 파리를 사랑하고 계신 것 같아요. 그리고 저에겐 바바 님이 파리를 이야기해 주시는 유일무이한 포토그래퍼예요. 그러니 사진을 자주 보내주세요.
파리를 사랑하지만 런던을 그리워하고 계시는 바바 님.
바바 님도 파리에서 ‘이방인’이란 생각을 하며 살고 계신가요? 저는 처음 노르웨이에 왔을 때, 이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처럼, '그들과 잘 섞여서 살아볼까?, 어울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해 볼까?' 그런 생각도 해 봤어요. 그런데 저는 제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몇 달을 사는 것도 참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이방인’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적당히 적응하며 지내고, 적당히 독립적으로 살기로 했어요. 그래서 저는 한국과 노르웨이 그 어디쯤에 살고 있어요. 저희 집은 한국이고요, 집 밖은 노르웨이예요. 한국과 노르웨이를 오가며 저만의 시간과 공간을 즐기고 있답니다.
저는 오늘 피자 한 판을 주문해서 바닷가에 가서 피자를 먹었고요. 백조와 놀다 왔어요. 이제 한국 예능을 보면서 가족들과 여유로운 주말 저녁을 보내려고 해요. 바바 님께 편지를 쓸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reel/Cya8gFKME2o/?igshid=MzRlODBiNWFlZA==
- 노르웨이 속의 한국, 우리 집에서 노하 드림
작가 소개
마미바바 : 병을 병적으로 좋아하고 본능적으로 많이 걷고 해 앨러지에서 썬러버가 되었습니다. 노을을 보며 멍 때리기를 즐기고 엉뚱한 질문을 자주 하고 안 그러는 척 하지만 허당끼가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동네 청년들에게 (한국어로)'엄마'라고 불리면서 살아가는 외계인 아줌마 마미바바입니다.
핀터레스트 : https://pin.it/roy2ETZ / @avectoietmoi_livre
노하Kim : 노르웨이와 한국, 그 중간 어디쯤에서 방황하며 살고 있습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 자신을 소중히 다루면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어요. 어떤 일을 새롭게 기획하고, 함께 도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엄마이자 글을 쓰는 작가로 살면서 평범한 분들을 작가로 만들어 드리는 <작가 크리에이터>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리틀리 : https://litt.ly/minirin_noh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