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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박 Feb 10. 2022

쌍둥이 별자리

쌍둥이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살지?


               쌍둥이 별자리  

                            - 쌍둥이 언니에게

                                 

                                          

                                                                       코샤 박




버스는 노르웨이 남부 80번 국도를 달리고 있었고

달이 호수에 뿌리를 내리고 흔들거릴 때  

빗살무늬로 찍히며 다음 장면으로 달려가는  

차창 밖 키 큰 크리스마스트리들


버스 안의 사람들

약속하지 않았는데 창가 자리에 조용한 체로

색깔이 다른 언어로 누구를 떠 올리나

버스가 정류장에 멈출 때에도  

저 달은 우리들 머리 위에서 흔들거리고


아렌달 시내로 들어서는 바다

얌전한 먹빛 수면 아래로

판화처럼 이 도시가 찍혀 나오고  

지구는 쌍둥이 일지도 몰라


나를 들어 올린 건  

내 키가 자라 서가 아니라  

네가 깊게 쌓여서  

낮에는 서로에게 뿌리를 내리며 반대로 서 있다가

밤이 되면 만나는 쌍둥이 별처럼


버스 안의 사람들

창가 자리에 앉아 조용한 체로 흔들거리고





*시에 대한 짧은 해설:

가끔 생각한다, 쌍둥이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살지?
먹고, 자고, 일어나고, 일상이 펼쳐지고, 울고, 웃고, 카톡 이모티콘 하나를 사는 행위도 서로에게 반응하고 진심으로 진심인 쌍둥이. 이제는 한 명은 노르웨이에서, 한 명은 서울에서 서로가 다른 인생 히스토리를 써나가고 있지만 늘 서로의 뿌리인 쌍둥이의 정서.

노르웨이 하늘엔 별이 많고, 별을 셀 때는 늘 짝수로 세는 게 버릇이 된 나는,
반짝이는 게 그 무엇이든 그 너머에서 나를 만나는 쌍둥이 언니를 그리워하 시를 쓰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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