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색가이므로 산책을 한다. 호수는 안개 뒤에 숨어 해자처럼 이 도시를 두르고 내 귀에 대고 숨을 쉰다. 생각이 사과처럼 떨어지기 전에 나는 불면증을 기억해낸다. 숲에서 유령 냄새가 난다. 킁킁. 버섯들이 소리를 낸다는 걸 사춘기를 앓는 느릅나무는 알고 있다. 바스락거리지 마. 나를 닮은 유령은 나에게서 소외된 채 등장인물에게 주의를 준다. 마음껏 방랑할 수 있겠니. 불안정한 책을 집어 던지는 게 너를 위한 최선이라면 나는 책을 선물하겠어. 사랑했던 남자를 초대하기로 했다. 날렵한 매처럼 생긴 개가 뛰어올라 그를 물어뜯는다, 나는, 그때 늘 자신과 싸운다. 개를 말릴 것인가, 그에게 개의 존재를 알릴 것인가, 이 부분에서 늘 외향적인 불면증 환자인 내가 내향적 선택 장애 환자로 이주해간다. 올리브 빛 피는 너의 문화인가. 개가 있기는 한 것이었을까. 현자가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주의력 장애를 앓는다. 은둔하던 녹색 탁상 등이 켜진다. 내가 잠들어 있을 때 세상은 소외감을 느끼냐고 묻는다. 그때 떨어트린 사과는 소리를 냈고, 그 덕에 흐드득 비둘기가 날아오르며 소외되었던 봄이, 꽃들을, 세상에 집어 던진다.
시쓰는 건 재밌다.언젠간 시인이 되어야지. 이런 난해한 시 말고, 가슴으로 읽히는 시. 뭐, 이런 시도 한두개 넣어서 시집도 내고싶다. 그 시집을 노르웨이에서 번역해 출간할테다. 아니, 반대로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