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율이는 여자 아이인데 소근육이 정말 잘 발달한 아이었다.아이들은 먼저 큰 근육부터 발달하고 소근육이 발달하기 때문에 손으로 집는 힘이 약해서 양말을 집는것 벗는 것들이 어려웠는데 라율이는 아니었다.
라율이는 만 1세로 올라오기 전부터 엄지, 검지, 중지로 삼점 쥐기가 가능한 아이였다. 손근육이 발달했다는 뜻은 온갖 손잡이를 열고 만지고 잡아당길 수 있음을 뜻했다. 그래서 라율이가 조용하다 싶으면 어디선가 물이 엎어지거나 냉장고 문이 열려있었다. 영아반이라 서랍이나 냉장고가 열리지 않도록 고정장치를 해두었는데 소근육이 발달한 라율이에게는 뭐 그건 누워서 떡먹기 였다.
그런 라율이는 냉장고나 서랍의 안전 장치를 조작해서 문을 열었는데 내가 그것을 발견하고
"라율 뭐해?"
라고 물으면 항상 한껏 눈웃음을 치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라율이 다음부터 그러면 안돼~ "
라고 피식 웃어버리기 일 수 였다. 라율이는 약간 4차원인 아이어서 정말 독특했다. 반에 토끼인형이 있었는데 다른 애들은 토끼를 두 손으로 안고 다니거나 귀를 두 손으로 잡아 들고 다녔다. 그런데 라율이는 남달랐다. 토끼 귀를 목과 어깨 사이에 두고 목을 어깨 쪽으로 꺽어서 토끼를 고정시킨 채 돌아다녔다. 처음 그 모습을 봤을때는 얘가 토끼 드는 법을 모르나? 라는 생각에 드는 법을 알려줬었다.
"라율아 이렇게 두 손으로 들어볼까?"
라고 이야기하면서 토끼를 어깨에서 빼서 두 손에 들려주면 고개를 저으면서 다시 토끼 귀를 어깨에 두고 목을 옆으로 해서 고정함 채로 다녔다. 그 상태로 좋다면서 반 이리 저리 걸어다니는 라율이의 모습은 내 웃음버튼이었다.
그리고 라율이는 사진을 찍으면 바로 웃었는데 특히 셀카를 찍으려고 사진을 돌리면 그것을 보고 해맑게 웃었다 . 울때도 사진을 셀카 모드로 돌리면 해맑게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라율이에게 장난을 치곤 했다.
한 번은 반에 배변 훈련을 위해 팬티를 사서 교구로 넣어두었는데 라율이가 그것을 한참 이리 저리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독특한 우리 라율이가 어떻게 놀이하나? 라고 지켜보았는데 한참을 팬티를 보던 라율이는 조심스레 팬티를 들었다. 그리고는 팬티의 입구 부분을 늘려서 자신의 머리 위에 썼다. 그리고는 거울로 가 자신의 모습을 관찰했다.
그 모습을 보고 너무 웃겨서 나도 모르게 빵터지고 말았다.
"라율이 팬티 모자 썼네?"
라고 말하자 라율이가 셀카를 찍을 때 보여주는 웃음을 씩하고 보여주었다. 나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나는 팬티는 중요뷰위를 가리는 것이고 토끼는 두손으로 들어야하는 고정된 생각이 있는데 라율이는 그렇지 않았다. 그 아이에게는 세상에 모든 것들을 새롭게 사용해볼 여지가 있었고 그렇게 해도 누구도 그 아이들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모습이 귀여워 나처럼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