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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새 Oct 07. 2022

17. 선물

서진이는 3남매 중 막내였다. 보통 형제 자매가 많으면 아이들이 월생이나 연령보다 더 잘하기 마련인데 서진이는 그렇지 않았다. 어머님이 다른 나라 분이시기도 했고 아이가 작기도 했다. 어머님은 원에 처음 등원하는 만 1세 3월까지 서진이에게 분유와 우유를 주로 먹이셨다. 그래서 서진이는 밥을 먹을때면 계속 울었다.


배가 고픈데 밥을 먹는건 서진이에게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가방에 분유를 탄 보온병 하나를 들고 다녔다. 아이를 굶길 순 없었기 때문이다. 분유만 먹이면 밥먹는 것을 연습할 수 없기에 밥을 국에 말아 불린 후 2숟가락 먹어볼 수 있도록 하고 허기는 분유로 달랬다  


 밥도 저렇게 먹고 엄마가 주로 서진이를 안고 다니셔서 서진이는 걸어다니는 것을 힘들어했다. 서진이가 걷거나 뛰면 나도 모르게


"어어어어~~"


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발달이 느리고 친구들보다 작아 놀이를 하는 것도 힘들어하고 많이 울었다. 그동안 엄마 품안에서 있다가 겪게된  어린이집이 서진이에게 너무나 혼란스럽고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그런 서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안아주고 서진이의 이름을 넣어 작은 별 노래를 불러주는 것 뿐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아기처럼 울기만 하던 서진이는 한 달 두 달이 가면서 걷고 옹알이도 하고 밥도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아직 한번 울면 20분 30분씩 울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서진이의 모습에 힘이 났다.


그렇게 2달쯤 흘렀을 무렵 서진이에게 애착 인형이 생겼다. 반에 있는 동물 인형 중 양 인형이 바로 그것이었는데 서진이는 어디를 가든 그 양 인형을 들고 다녔다. 그 작은 덩치로 큰 친구들이 다가와서 달라고 해도 그 인형만큼은 절대! 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예외가 있었다 . 그건 바로 나와 파트너 선생님이었다. 나와 선생님이

"서진아 선생님도 인형~"

이라고 하면 꽃다발을 주듯이 두 손으로 양인형을 잡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럼 절로 두 손이 뻗어졌다.


양 인형을 안고 최대한 행복한 표정으로

"서진아~ 고마워!"

라고 이야기하면 서진이는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그럼  아이들이 내 주변으로 그 인형을 달라고 몰려들었다. 항상 서진이가 가지고 다니니 선생님인 내가 가지고 있을 때 가지고 놀 심산인듯 했다.


그럴때면 서진이는 멀리서 나를 주시하며 내가 인형을 주는지 아닌지 살폈다. 그 작은 아이가 선생님이라고 자신에게 소중한 인형을 선물로 주었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세상의 어떤 꽃다발을 받은 것보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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