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에 세이. 세연이 쌍둥이는 자매였다. 쌍둥이들은 보통 월생에 비해 적게는 3개월 크게는 1년 가까이 발달이 늦었다. 나는 그 이유를 다른 애들은 동생이 태어나야 부모님의 관심이 반이 되는데 쌍둥이들은 날때부터 관심이 쪼개져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여튼 이 둘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 자신만을 안아달라고 하기 위해서 시도때도 없이 울었다. 처음에는 파트너 선생님만 따라서 파트너 선생님이 화장실을 가시거나 하면 무슨 세상이 무너진듯이
"안대!!안대"
하며 울었다. 내가 안아줘도 파트너 선생님이 오실때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 둘의 울음이 정말 버거웠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파트너 선생님이 신행으로 휴가를 가시면서 나와도 쌍둥이들이 애착을 형성했다.
이제 파트너 선생님이 없어도 내가 있으면 울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울음이 많이 준 것은 아니었다. 그 둘은 경쟁하듯 세이를 안으면 세연이가 울고 세연이를 안으면 세이가 울고 다른 아이들을 안으면 둘이 같이 울었다.
그런 쌍둥이었지만 많이 우는 만큼 애교도 많고 엉뚱한 구석이 많은 아이었다. 말이 느려서 단어를 구사하는 것이 어려운 쌍둥이들은 주로 응 아니야 가지마 안돼 정도 이야기했다. 이마저도 정확한 발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와 파트너 선생님은 어떤 아이들보다 이 두 아이의 마음을 잘 캐치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두 아이의 표정이 너무 다양했기 때문이다. 말을 안해도 그 표정만 보면 화났다 난감하다 황당하다 등등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다채로운 표정을 보고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삐져나왔다.
게다가 쌍둥이 둘은 밥을 좋아했는데 그중에 총각김치를 좋아했다. 둘 다 입이 앞으로 쫑긋 튀어나온 병아리 같았는데 영아 아이들을 위해 준비된 잘게 잘린 총각김치를 입에 넣고 와그작 와그작 씹어서 먹었다 . 밥과 김치만 있으면 너무나 맛있는 소리를 내면서 먹는 두 아이들 덕에 식사시간은 재미있었다 .
둘은 좋아함도 말로 표현하는 게 어려워 달려와 안기거나 볼에 뽀뽀해주는 등 애정표현도 엄청 많이 했다. 갑자기 다가와 뽀뽀를 하거나 내 옆에 앉아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많이 울고 많이 힘들게 하는 만큼 두 아이는 애정표현도 많이 했기 때문에 진짜 그 둘 때문에 너무 힘든데 또 안보면 너무 보고싶었다. 진짜 끊을 수 없이 쌍둥이에게 중독되어버렸다. 나중에는 우는 그 표정마저 귀여워보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들이 팔불출이 된다는 말을 이해할 지경이었다.
다른 반 선생님들이
"어휴 쌍둥이가 너무 울어서 힘들죠?"라고 물으면
"너무 힘들어요" 하면서도 애들 생각에 입은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