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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초코숲 Nov 28. 2022

2023년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는 날

2022년 11월 마지막 주 월요일. 올해 12월이 붙어있는 23년 다이어리가 있다면, 오늘부터 기록을 시작할 수 있다. 마침 휴직한 지 6개월이 지났기에, 지금 상태를 한 번 돌아보고 내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보았다.


우울함은 많이 줄었다. 내면의 어린아이는 여전히 토라져있다고 느끼지만, 더 이상 날카로운 비난의 말을 내뱉지는 않고 있다. 몸과 마음이 심연의 끝에서부터 조금씩 다시 회복하고 있다는 건 긍정적이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불면증과 집중력 저하 같이, 우울함과 함께 오는 증상은 여전하다. 회사를 떠올리면 생기는 가슴의 통증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어쨌든 아직 힘든 것보다는 조금 괜찮아진 것에 의의를 둔다.


다가올 2023년에는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재설계와, 준비를 시작해야겠다. 한 번 이탈한 코스에 돌아가 다시 달려갈지, 새로운 코스로 방향을 틀 지 미뤄둔 선택을 이제는 준비할 시기가 되었다. 과거의 나였다면 머리가 시키든 가슴이 뛰든 한쪽을 선택해서 앞만 보고 달려갔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의지를 다잡기 어렵고, 그렇게 하면 이 사태가 반복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다르게 행동하고자 한다. 지금 이용할 수 있는 건 모두 이용하면서 마음을 다잡아갈 것이다. 지난 6개월은 회복하는 것 이외에 어떤 준비도 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이제부터 아무거라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소소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책과 가까워진 것을 이용해 보고 싶다. 다만 책 리뷰나 북 튜버는 너무나 많기도 하고, 그분들을 따라가기에는 버겁다. 그래서 최근에 강의를 듣고 흥미를 가지게 된 '독립출판물'을 다루어보기로 했다. 다행히 인스타그램에서 찾아보니 #독립서적리뷰 같은 태그는 거의 없었고, 독립출판물만 다루는 사람도 없었다. 아무튼 그래서 앞으로 시도할 새로운 페르소나 하나는 '독립출판 전문 리뷰어' 다. 기성 출판사처럼 광고료를 받는 것 같이  없을 테니 오히려 '넘버 원이 아니라 온니 원이 되어라'는 <디퍼런트>의 주제를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일단 계정부터 파고, 조금씩 해보기로 했으니 혹여나 관심이 있으면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인스타계정)


사실 지금 몸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 감기 기운이 있어 아침에 요가원 대신 병원을 다녀오고, 약 먹고 한숨 푹 잔 후에 쓰는 글이다. 하루의, 1주일의 시작이 완벽하지 않음에도 신경 쓰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일을 진행하는 것. 완벽주의가 줄어들었다는 것에 또 한 번 괜찮아짐을 느낀다. 내일에 대한 생각도, 새로운 프로젝트도, 배운 지 6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잘 안 되는 요가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해봐야겠다.


아, 오늘부터 쓸 2023년 다이어리도 꾸준히 써야지. 단 '매일 해야 한다'는 집착은 버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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