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지키고 위로할 줄 아는 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중국에 오기 전에 가장 걱정한 부분은 아무래도 아이들 문제였습니다. 영어를 빡세게 가르친 적도 없는데 과연 괜찮을까? 학교 수업은 잘 따라 갈 수 있을까? 친구들은 잘 만들 수 있을까? 처음 가는 길이라 우리도 이렇게 맘이 쓰이는데 아이들은 오죽했을까요. 처음 중국에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했을 때 친구들과 헤어진다고 가기 싫다고 엉엉 울던 큰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1년이 지난 지난 주말에 작은 아이가 일찍 잠든 일요일 저녁에 근처 대학교로 자전거 타러 가자고 같이 나와 서로 자전거 타고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수인아. 일년 지내 보니까 어때?
응. 아빠, 중국에 오길 잘 한 것 같아.
그래. 다행이다. 어떤 점이 좋았어?
음. 일단 영어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게 좋아. 뭐 미국 애들처럼 쏼라쏼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쨋든 서로 의사소통이 되는게 어디야.
그렇지.. 걔네야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지낸 거니까 걔네가 너보다 더 잘하는 건 당연한 거야. 그리고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수학도 배우고 사회도 배우고 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지..
사실 아빠. 나 좀 두렵긴 하다. 이년 뒤에 한국에 가면 다른 애들은 수학이나 과학 같은 거 엄청 진도 나가 있을 텐데 나만 못 알아 들으면 어떻하지 싶어서..
그래. 그럴꺼 같아. 사실 아빠도 똑같은데.. 한국 돌아가면 사람들도 바뀌어져 있고 새로운 역할 맡으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 되는데.. 수인아 어쩌면 좋을까?
음. 나도 몰라. 뭐 일단은 지금 여기서 지내면서 다른 세상이 있는 걸 배우는 게 좋아. 그걸로 된거지 뭐.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니까 차차 생각해 보자고..
인생이 마라톤이라면
얼마나 멀리 가느냐가 중요할까요?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중요할까요?
각자가 자기의 페이스대로 달려서 건강하고 즐겁게 지금을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수인이는 벌써 아는가 봅니다. 사실 처음에 영어로 하는 수업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고얼마 안되는 한국 친구들 사이에서 속상한 일도 있었는데, 그 힘든 시간들 같이 이겨 가면서 스스로에게 "못해도 괜찮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어디에서든 스스로를 지키고 위로할 줄 아는 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