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목표에도 나만의 입장을 세워 봅니다.

코칭 수업 네 번째 시간 - 나의 입장이 나의 미래를 대변합니다.

by 이정원

회사에서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가 고과 평가입니다. 누구나 다 열심히 일했다고 주장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구분하는 일도 고역이고 그걸 당사자에게 설득시키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팀장이 되면 회사에서 별도의 교육을 마련해서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자주 피드백하고,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여 부하 직원이 최소한 납득은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그러나 정작 팀장급들에 대한 KPI는 회사 KPI를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장이 되었으니 회사와 공동 운명체로 책임감을 가지라는 뜻이겠지요. 그래서 전사 KPI가 정해지면, 그중 R&D 쪽 기준으로 연구 소장님 KPI가 정해지고, 그걸 근거로 OP장 KPI가 정해지고, 그걸 근거로 되도록 팀장 개개인의 목표도 나눠 가져 가곤 합니다. 다른 팀장님들도 의례 그렇게 하는 거라고 받아들이십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한다고 회사를 내 몸처럼 사랑하게 될까요? 회사가 내는 성과는 나 혼자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실패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되니 목표 자체에 대한 열망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나’라는 사람의 존재가 회사라는 조직에 묻혀 버리는 거죠.


두 번째 대화법에 나온 글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글귀가 “나이나 직업, 경력이나 회사가 아니라 내가 취하는 입장이 곧 내 자신이다.”였습니다. 그러니 수동적으로 정해져서 내려오는 KPI가 아니라 변혁을 꿈꾸게 하고 도전하게 하는 나만의 목표를 정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조직 내에서는 그럴 수 없는 분위기라면 저 스스로라도 말이죠.


그리고 바로 어제 상무님과의 올해 목표 설전 미팅에서 연구소 전체 목표와는 다른 도전 과제를 하겠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처음엔 이게 뭐야 하시더니 필요성과 시너지를 설명드리자 흔쾌히 OK 하셨어요. 잘 되면 조직에 좋고 안돼도 제가 선택한 길이라 책임도 질 일도 없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으셨겠죠. 이렇게 진짜 공식적으로 새로운 걸 해 보겠다는 입장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실현해 나갈 동료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피드백을 위해 코치가 대상자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다면평가에 해야 한다며 책에 나오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먼저 해 보았습니다. 어떤 성취를 했고, 어떤 가능성이 있고, 어떤 강점으로 승리를 쟁취해 왔는지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들과 고쳤으면 하는 부분들에 대해 혼자 답해 보니 인간은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혹은 지나치게 엄격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누군가 나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점을 고쳐 나가야 하는지 알려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회사의 틀에 갇히지 않은 목표를 함께 고민하고 또 그 과정에서 서로의 성장을 돕는 同伴을 만나면 그 길이 조금 덜 외롭겠지요. 머릿속에 조금은 어렸던 시절에 소주 한잔 기울이며 같이 고민하고 함께 걱정을 나누던 몇몇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많이 그립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찾아가서 그분들에게 저에 대해서 물어보고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전에 그동안 무심해서 멀어진 거리부터 다시 챙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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