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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un 27. 2021

무례한 사람에게 받은 쓰레기는 오래 담아 두지 마세요.

그냥 그때그때 풀고 버리고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갑시다.

어제 회사에서 함께 농구하던 동호회 단톡 방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뜨거운 NBA 플레이오프 이야기로 오랜만에 수다가 터졌다가 근황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 기업으로 취직해서 고생하는 옛 동료 한분에게 그럼 다시 돌아오라고 다른 한 분이 권유했더니 그 연봉받고는 못 다닌다면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거긴 천국이죠. 하와이에 사는 거지 같은..


다들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데 저는 그렇게 잘 안 되더군요. 한 시간 정도를 마음을 쓰다가 그냥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썼습니다.


 "널럴하긴 해도 하와이라고 하기에는 열심히 근무하시는 분들도 많고, 연봉이 박하긴 해도 거지라고 불릴 정도는 아닙니다. 희망퇴직도 같이 겪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옛 동료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좀 불편하네요."


그리고 단톡 방을 나왔습니다. 잠시 뒤에 다시 초대되고 사과하는 글이 올라오고 상황은 우야 무야 됐습니다만.. 한번 생채기가 간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다음에 새벽에 잠을 깨고 나서는 다시 잠이 쉬이 들지 않아.. 농구공 하나 들고 동네에서 유일하게 접근 가능한 대로변 교회 앞마당 3대 3 농구 골대를 찾아 땀이 흠뻑 나게 공을 던지고 왔습니다.



어릴 때는 누군가 나에게 상처 주는 이야기를 하면 그 말을 굳이 곱씹어 가며 자책하고 원망하고 그랬습니다. 그 말을 던진 누군가는 사실 아무런 생각이 없을 텐데 저만 그 쓰레기를 품고 있었던 거죠.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살기를 권하는 웨인 다이어의 "Happiness is the way - 인생의 태도"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저 사람이 오늘 내 기분을 좌지우지하게 두진 않을 거야. 이건 내 인생이니까. 오늘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내 인생에 단 하루뿐인 날인걸.



어떠신가요? 어제처럼 무례한 일을 당하면 이제는 오히려 저는 예전보다 제가 불쾌하고 불편했다고 제 속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합니다. 그리고 마음속의 그 쓰레기를 치우고 제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새벽 공기 가르며 던진 공에 담아서 말이죠. 무례한 사람에게서 받은 쓰레기는 오래 담아 둘 필요가 앖습니다. 얼른 비워 버리세요. 그리고 툭 털고 갑시다. 그래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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