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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Dec 25. 2021

규칙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작은 습관들.

육我 휴직 일지 - 2nd day

아침에 일어난다. 오늘은 사실 주말이지만 주중이면 가야 할 곳이 있었지만 이제는 한동안 없어졌다. 날씨도 추운 이 시절에는 그대로 이불속으로 들어가기 일쑤다. 그렇게 하루가 전과 다르게 시작하면 움추러 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잠이 드는 한 밤중에는 하루 종일 썼던 근육들이 피로를 푸느라 열이 많다가 다 풀리고 난 새벽에는 한기를 많이 느끼는 나는 그래서 웜업이 꼭 필요하다. 어디 가야 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의 하루를 위해서 일어나면 귀찮더라도 샤워를 하면서 일상을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아침을 차려 먹고 내 작업실인 식탁을 깨끗이 정리한 다음 커피 한잔과 함께 다이어리를 편다. 바로 얼마 전만 해도 하루에 해야 했던 회사 일로 가득했던 거기에. 내용은 다르지만 그날의 일과를 시뮬레이션하며 꼭 해야 하는 일들과 하고픈 일들 소소한 결정을 어떻게 할지 메모해 본다. 하루 중 언제 할 것인지까지 해서 하나씩 적고, 해내면 선을 그어 본다. 하고 나면 흐뭇하다. 


프랭클린플래너로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자.


재택 때도 느끼는 거지만,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이동이 줄어든다. 집을 나서서 출근하고 주차장에서 걸어가고 점심 먹으러 식당까지 가고 산책하고 미팅 가고 하면서 움직이는 걸음 수가 의도하지 않아도 6 천보는 늘 채우던 삶에서 챙기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집 밖을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니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점심이 되든 저녁이 되든 식사를 하고 나면 의도적으로 한 바퀴 산책을 나선다. 다행히 집 앞이 호수라 한 바퀴 돌고 나면 5 천보는 확보된다. 요즘 고민이 많은 큰 딸이나 아내와 같이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덤이다.



그리고 글을 쓴다. 꾸준히 하고 싶은 이야기. 느낀 점들. 배우고 깨닫고 후회되는 모든 살아가던 시간들을 커피 한잔 하면서 나누던 동료들을 상상하며 그들에게 말을 하듯 글을 써 보련다. 그러면 조금은 덜 외롭지 않게 나를 돌볼 수 있지 않을까? 가족을 돌보기 위해 시작한 육아 휴직이지만 그 과정에서 지치지 않으려면 나부터 챙겨야 하니까. 작은 습관들이 외로울 수도 있는 시간들 사이사이에 기둥처럼 지지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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