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알아볼 수 있다.
11만 된 스파크 차량을 물려받아서 타게 된 친구가 물어본다. 정비사한테 갔더니 차 상태 괜찮다고 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와서 부품을 교환하라고 하는데 도대체 문제가 있는 상황은 어떻게 아는 거야?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지만, 아프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으며 큰 병으로 번지는 걸 예방하듯이 차도 일상에서 점검을 잘하면 큰 고장을 막을 수 있다. 자동차를 끌고 다니면서 캐치할 수 있는 작은 이상 현상들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자.
일단 늘 잘 작동하던 기능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다.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거나, 라이트가 켜지지 않는 등의 상황이 오면 일단 퓨즈부터 보자. 퓨즈 박스는 보통 핸들 왼쪽이나 엔진룸 우측 배터리 위쪽에 위치해 있는데 뚜껑을 열면 각 장치별로 퓨즈들의 위치가 그림으로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카센터에 가기 전에 일단 퓨즈 정도는 한번 살펴보고 만약 끊어져 있다면 같은 색깔의 여분 퓨즈로 갈아 주고 작동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러고도 작동이 되지 않는다면 스위치부터 돈이 덜 들어가는 쪽부터 관련된 부품들을 하나씩 바꿔가면서 정상 작동할 때까지 하나씩 점검해 달라고 정비사님께 요청하면 된다.
차를 주행하는 엔진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운행 조건을 단순하게 통제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혈압을 잴 때도 안정된 상태에서 말도 하지 말고 측정하듯이 엔진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동작시키는 P단으로 둔 상태에서인 Idle(공회전) 상태가 가장 기본이다. 이 상태에서 엔진은 냉각수가 충분히 Warm up 될 때까지 엔진을 돌리면서 달릴 준비를 하는데 이런 무부하 상태에도 엔진 RPM이 출렁이면 점화 플러그 쪽이나 연료 공급 라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다음 공회전 상태에서 에어컨을 켜 보자.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에어컨 컴프레서를 동작하기 위한 토크를 생성하기 위해 엔진 RPM이 100~150 rpm정도 올라간다. 이런 제어를 위해서는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정밀하게 제어해 주어야 하는데 만약 RPM 제어가 안정적이지 않다고 하면 엔진으로 들어오는 공기량을 제어하는 쓰로틀 밸브가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카센터에 가서 쓰로틀 카본 제거해 달라고 요청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달리는 동안 차 상태는 오감을 켜고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평소에는 쉽게 올라가는 오르막을 좀 버겁게 올라간다 그러면 연료 계통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평소와는 다른 배기가스 냄새가 난다고 하면 공기량에 따른 연료량을 제어하는 산소 센서가 이상일 수 있다. 좌우 핸들을 자연스럽게 돌려 보는데 힘이 든다면 Power Steering 장치에 문제가 있는 거고 핸들을 중간에 두었는데도 차가 한쪽으로 쏠리면 얼라인먼트가 맞지 않으니 타이어 전문 업체에 가셔서 얼라인을 맞춰 달라고 하면 된다.
특히 청진기로 들으면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있듯이 달리는 도중에 나는 소리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차속이 높아지면서 반복적으로 소리가 나는 거면 바퀴나 휠 쪽에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차속은 낮아도 엔진 RPM이 높아질수록 소음이 커진다고 하면 엔진과 바로 연결된 에어컨 컴프레서 풀리나 알터네이터 풀리 쪽이 마모되어서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차가 둔턱을 넘어설 때 쯔걱쯔걱 소리가 나면 소리가 나는 앞 혹은 뒷바퀴 쪽 서스펜션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끼익 하는 소리가 많이 나면 브레이크 패드가, 소리는 크지 않는데 차가 많이 밀리고 제동이 잘 안 되면 브레이크 펌프가 문제다.
유튜브에 찾아보면 다양한 상황에서 나는 소리에 대한 고수님들의 경험담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면 소리가 나는 위치와 어떤 상황에서 더 크게 나는지 등을 잘 기억해 두고 가능하면 녹화도 해서 알려 주면 카센터에서 문제 되는 부품을 찾기가 더 쉬워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lbljtChq-K8
요즘은 대부분의 차량들이 전자 제어 시스템을 통해서 이상 징후들을 미리 센서로 진단해서 운전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경고등을 통해 알려 준다. 냉각수가 모자라면 냉각수 과열 신호가, 엔진 오일이 모자라면 엔진 오일 압 센서가 클러스터에 경고를 띄우고 점검을 받으라고 가이드한다. 그러니 경고가 나타나면 무시하지 말고 정비소로 가서 어떤 기록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수리를 받으면 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들꽃을 노래한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관심을 가지는 만큼 보인다. 오늘도 내 발이 되어서 애쓰고 있는 내 차에 조금만 더 신경 써 보자. 그래야 평소와는 다른 낯선 너를 알아보고 큰 병나기 전에 미리 챙겨 볼 수 있다. 그러면 더 오래 큰돈 쓰지 않고 잘 타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제 3 장 차를 운행하다 보면 만나는 당황스러운 순간들
3-1 내 차가 아픈지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신호들
3-2 셀프 주유 하고 나서 주유구는 제대로 닫았나?
3-3 차키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해서 당황하지 말자.
3-4 겨울철 아침에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3-5 미끄러운 눈길을 안전하게 운전하는 법
3-6 차에서 아이는 제일 안전한 위치에 카시트를 꼭 해서 태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