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원 May 31. 2022

믿을 수 있는 카센터를 찾는 노하우

오고 가는 질문 속에서 신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자동차 회사 직원인 나는 임직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직영 사업소를 주로 이용한다. 직영 사업소는 제작사가 책임을 지는 만큼 정품을 취급하고 공임도 단가가 정해져 있어 비싸긴 하지만 믿을 수 있다. 직원 할인을 받으면 비용적인 측면에도 큰 부담이 없어서 스스로는 괜찮은 정비사를 찾는 노력을 많이 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지만 주변 지인 분들이 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카센터를 찾을 때 여러 우여곡절을 듣고 조언해 드린 경험들을 바탕으로 내가 만약 고객을 만족하는 정비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한 번 정리해 보려 한다.


일단 문제가 무엇인지 잘 찾아야 한다.


자동차 주인이 정비사를 필요로 할 때는 두 가지 경우다. 고장이나 사고가 나서 수리가 필요한 때와 별다른 이상이 없지만 정비 점검을 받아야 할 때다. 고객 입장에서 좋은 정비사라면 일단 문제 되는 상황을 잘 찾아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숨은 문제를 찾으려면 꼼꼼히 차를 잘 살펴봐야 하고, 추천하는 부품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덧붙여 비싸지 않고 공임도 되도록 저렴했으면 좋겠다. 서비스는 믿을 수 있고 좋아야 하는데 돈은 덜 들어야 하는 이 두 조건 사이에 답이 있다.


사람이 아프면 무엇 때문에 아픈지 잘 알아야 고칠 수 있듯이 차도 문제가 생기면 일단 어디가 문제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다행히 요즘은 법적으로 차량 내부 정보를 표준 자동차 통신에 포함하도록 정해 두어서 자동차 진단기를 이용하면 예전보다 체계적으로 문제를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ADAS 같은 최신 기술들에 대한 수리는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정비사 분들도 공부하고 진단기를 업데이트하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노력을 하시는 분들만이 제대로 수리할 수 있다. 고장이 나거나 서비스 등이 들어와 있는 상황에 방문하면 때 이런 장치들을 이용해서 진단하고 보여 주면서 설명해 주시는 정비사 분의 말씀이 훨씬 믿음이 갈 것이다. 


자동차 진단기 - 명장본색 유튜브 화면 캡처


꼭 필요한 수리만 챙겨 주는 분이 좋다.


고장이든 일반 정비든 비용을 아끼려면 불필요한 교환은 피해야 한다. 유저 매뉴얼에 보면 엔진 오일이나 점화 플러그 같은 소모품들의 교환 주기가 잘 나와 있는데 수리소에 가기 전에 내 차의 나이와 이력을 보고 어떤 부품이 바꿀 만한 시기 인가 미리 알아 두고 가 보자. 


제대로 된 정비사라면 정해진 교환 주기에 도달한 부품들을 무조건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잘 점검해 보고, 아직 상태가 괜찮고 여유가 있다면 조금 더 사용해도 된다고 하면서 다음번에 마일리지 어느 정도 되면 그때 다시 체크해 보자고 계획을 알려 줄 것이다.  타이어는 교체 없이 앞 뒤 위치를 바꾼다든가 하는 오래 탈 수 있는 방법을 권하면 더 좋다. 소모품에 대해서 설명하는 태도를 보면 정비사가 본인의 이익만 생각하는지 고객의 주머니 사정도 고려하는 분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사고나 고장이 나서 수리를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부품은 정품과 카피한 부품, 중고 부품 등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난다. 그리고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다를 것이다. 가령 범퍼만 해도, 어떤 사람은 색깔을 꼭 맞춰서 제대로 수리받아서 새것 같이 말끔히 수리되기를 원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외관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면 그냥 최대한 저렴하게 처리했으면 하기도 한다. 선택은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몫이다. 


인터넷에서 금방 찾을 수 있는 부품 가격들입니다.


그런데 가끔 무조건 이런 걸 써야 한다며 강요하는 카센터를 만나게 된다. 그러면 그게 비싼 선택이든 싼 선택이든 괜찮은 건가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좋은 정비사라면 본인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옵션이 있고 각 선택들마다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고객에게 잘 설명해서 고객이 스스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차에 들어갈 부품을 직접 보여 주고, 요즘은 웬만한 부품들은 인터넷에 가격이 다 검색이 되니까 시장 상황을 알아보고 정할 수 있게 고객의 입장에서 기다려 주는 분이 좋다.


그렇지만 마냥 비전문가인 고객의 의견만 기다리기만 한다면 믿고 의지할 수 없지 않을까? 엔진 / 핸들 / 브레이크 같은 안전과 관련된 부분들이 문제가 있을 때는 꼭 수리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본인의 의견이 명확해야 한다. 작은 누유 같은 부분도 일반 정비에서 꼼꼼히 챙겨 보고, 주행 시 이상한 거동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명확하고 단호하게 이야기해 주는 역할은 전문가로서 정비사가 꼭 해 주어야 하는 일이다. 그게 우리가 정비를 맡긴 제일 근본 이유이기도 하니까.



질문을 주고 신뢰를 확인하자.


결국 모든 직업이 마찬가지 겠지만 좋은 정비사란 믿을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 그 믿음을 어떻게 확인하느냐는 정비받으면서 앞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한 번 물어보시라. “제 차가 이제 4만인데 타이어 갈아야 할까요?” “지금 이야기해 주신 부품은 조금 비싼 거 같은데 좀 싼 제품을 추천해 주실 수는 없나요?” “엔진 오일 교환하실 때 누유되는 곳은 없는지 확인하셨나요?” “정품을 꼭 써야 하는 이유가 무언가요?” 이런 질문에 어떤 답을 해 주는지를 보면, 그분이 나를 자동차 1도 모르니 비싼 수리비 물려도 되는 호구로 보는지 아니면 자기 차처럼 잘 챙겨서 불필요한 수리는 안 해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양심적인 분인지 파악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기대에 맞게 책임감을 가진 분을 만나면 부품은 원하는 수준을 정하더라도 공임은 되도록 흥정을 과하게 하지 않기를 권한다. 조금 더 돈을 주는 대신에 자잘한 점검들을 부탁하고 평소 불편했던 것, 주의해야 할 점, 다음번 정비는 언제 받으면 좋고 어떤 걸 챙겨야 하는지 정보를 얻어 가는 게 이득이다. 자신의 헌신을 박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좋은 마음이 갈 일이 없다. 신뢰라는 것도 결국 주고받는 거니까.


제 2장 귀하게 만난 내 차와 친해지기

    2-1  충분히 거칠지만 또 부드러워야 하는 새 차 길들이기

    2-2  기름값도 아끼고 부드러운 운전도 칭찬받는 연비 주행법

    2-3  고급 휘발유가 비싼 값어치를 하는 경우는 따로 있다.

    2-4  사람이나 차나 나이가 들수록 관리를 받아야 한다

    2-5  검증하고 보증하느라 자동차 정품 부품은 늘 좀 비싸다.

    2-6  믿을 수 있는 카센터를 찾는 노하우

이전 13화 검증하고 보증하느라 자동차 정품 부품은 늘 좀 비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