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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Nov 03. 2022

자동차의 에너지는 어디로 가는가?

연비는 자동차의 상태와 운전자의 습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지표다. 

우리는 이동을 하기 위해 차를 탄다. 물체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모든 내연기관 차량들은 연료를 연소시켜 거기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2톤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를 움직인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연료에 담겨 있는 화학적 에너지를 우리가 원하는 운동 에너지로 변경하는 과정에는 손실이 발생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자료에 따르면 가솔린 엔진 차량의 에너지 효율은 20% 남짓이다. 엔진에서 연소 과정에서 65% 정도가 배기가스의 열과 마찰로 날아가고 공기를 빨아들이고 내뿜든 펌핑 동작에도 3% 정도의 에너지가 든다. 엔진에서 변속기와 새시를 거쳐 바퀴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다시 5% 정도 손실이 나고, 냉각수 펌프, 배터리를 충전하는 알터네이터 등 차량 부품들을 구동하는데도 5% 정도가 필요하다. 잠시 정차하고 있는 아이들 상태에 돌아가는 엔진도 다 손실이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1L로 몇 Km를 달렸다는 연비 수치는 연료로부터 이 모든 손실의 과정들을 다 거친 후 최종적으로 순수하게 이동에 사용된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지를 의미한다. 연비를 개선하자면 결국 손실을 줄여야 한다. 엔진 연소 효율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연소를 줄이고, 드라이브 라인의 전달 효율을 개선하고 나도 모르게 작동하는 여러 기능들을 최소화해서 절약하면 1L로 갈 수 있는 거리는 더 늘어나게 된다.

결국 연비란 자동차와 이를 조작하는 운전자의 현재를 그대로 보여 준다. 1%의 연비를 개선하면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그만큼 연료를 덜 쓴다는 것이고, 그만큼 유지비를 아끼고 CO2도 덜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러기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조금이라도 절약하고자 하는 메이커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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