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원 Nov 11. 2022

뇌가 놀라지 않을 정도만 노력한다.

하루에 4 페이지 영어 책 읽기.

어느덧 11월이다. 휴직도 얼마 남지 않았다. 늘 정해져 있는 일을 하면서 살다가 아무도 나에게 무엇을 할지 시키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나를 붙잡아 주었던 건 "태도 수업"이라는 책이었다. 안방 화장실 안에 늘 비치해 두고 일을 볼 때마다 그냥 내키는 대로 페이지를 펼쳐서 한 꼭지씩 읽고 있다. 한정우 작가 이야기한 대로, 어떤 시련이 닥쳐 올진 내가 정할 수 없지만 그에 응하는 태도는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생각을 키우게 되었다.


그중에 실천하고 있는 것이 "하루에 4페이지 영어책 읽기"다. 자동차에 대한 글을 한 꾸러미 정리한 이후에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글을 써 볼까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The Making of A Manager"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줄리라는 페이스북 디자인팀 임원이 자신이 겪은 경험에서 깨달은 매니저로 성장하는 길을 적은 책인데, 아직 한국어로 번역은 되지 않은 원서였다. 흔한 성공한 CEO의 자기 자랑 스토리가 아니라 진짜 현역에서 뛰고 있는 여성 팀장의 이야기라는 것이 끌려서 냉큼 아마존에 주문했다.

 


자동차 말고도 코칭 영역으로 주제를 확장해 보고 싶은 나로서는 한번 번역을 해 볼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꼭 출간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꺼내어 쓰려면 일단 그전에 내 안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문제는 원서란 것이 생각보다 잘 읽혀지지 않았다. 일단 한번 슥슥 읽겠다고 마음을 먹고 사전도 일일이 찾지 않고 편하게 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의욕차게 시작한 첫 챕터 이후에는 진도가 지지 부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우연히 펼쳐 든 태도 수업 책에 홍차에 넣는 설탕을 줄이기 위해 매일 스푼에서 설탕 한 톨씩 빼서 성공한 사례를 소개한 내용을 보았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변연계가 인지하지 못하도록 조금씩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변화를 가져오는 최소한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욕심을 줄이고, 매일 4쪽만 읽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모든 일을 하기 전에 그 일을 제일 앞에 두고 금방 해 내고 뿌듯한 마음에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을 세웠다. 그렇게 두 달을 보내고, 이제 220 페이지를 넘어 거의 다 읽어 가고 있다.



다 읽고 본격적으로 번역을 시작하면 또 다른 어려움이 다가오겠지만, 그때는 그때대로 담담하게 마주 서 보아야겠지. 어찌 보면 책에서 얻은 지식보다 이렇게 변화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해 본 것이, 결국 낯선 새로움 앞에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선택은 온전히 내 몫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더 크게 남는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휴직, 복직하면 또 새로운 변화가 오겠지만 이전보다 아내도 나도 더 굳건하게 맞을 수 있을 듯하다. 참 다행이다. 


한정우 작가님 브런치 참조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기를 좋아하나 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