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인생은 마라톤이라지만 내 의지로 가지 않는 마라톤은 그저 고행일 뿐입니다

by 이정원

마크 맨슨의 신경 끄기 기술에 보면 이런 비유가 나옵니다. 두 사람이 42.195 km 마라톤을 합니다. 한 사람은 본인의 의지로 한 걸음 한 걸음 결승전을 향해 갑니다.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은 머리에 총을 겨눠 진 채 완주하지 않으면 죽일 거라는 협박을 받으며 뛰고 있습니다. 똑 같은 육체 노동인데 두 사람의 마음은 천당과 지옥입니다.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지는 분명합니다. 달리는 사람의 의지입니다.



마라톤을 1등하면 좋겠지만 사실 완주만 해도 대단한 일이 듯이 사실 인생도 마라톤처럼 끊임없이 걸어가야 하는 길이죠. 그런데 달리는 도중에 줄을 세우고 너는 어디까지 왔는지 얼마나 빠른 지 점검하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바로 대학 입시입니다.


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사실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부모도 다르고 아이도 다르고 기대하는 바도 다르니까요. 차별이 없고 학벌이 없는 세상이면 좋겠지만 실제가 그렇지 않은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을 생각하면 하지 않아야 하겠다고 제가 결심하는 것은 “비교”하지 않는 겁니다. 세상이 줄을 서는 거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잘하는게 중요하다고 그러지만, 요즘 같은 입시에서 실력을 올리는 것과 성적을 올리는 건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지만 등수를 올리는 건 혼자 잘 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그래서 원하는 수준을 달성했는데 다른 아이들이 더 잘해서, 혹은 실수로 하나 틀려서 등급이 떨어진답니다. 그건 정말 내 아이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이 모든 과정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대치동에서 강사로 계셨던 선배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너무 공부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랐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씀하시면서도 그래도 반에서 성적은 몇 등은 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학교는 OO대 정도는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요. 모순이에요.


등수도 대학도 결국 줄 세워서 다른 이들과 비교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람의 의지는 내가 한 만큼 보상이 있을 때 유지됩니다. 자기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아이는 달리기 자체를 포기할 겁니다. 그래서 적어도 몇등은 해야 하는 순간, 그게 능력 밖이면 달성하지 못해서 절망하고, 그걸 부모가 어떻게든 끌고 가서 달성시킨다고 해서 그게 끝일까요? 그 뒤의 달리기는.. 누구 힘으로 어떻게 달리죠.?


내 힘으로 내 의지로 가지 않는 마라톤은 그저 고행일 뿐입니다. 1등이 아니라 완주가 목표라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 주겠습니다. 지치면 같이 좀 걷고, 목마르면 물을 주고 무엇보다도 같이 뛰어 가야죠. 그리고 남들이 얼마나 왔는지는 궁금해 하지도 않겠습니다. 아이는 같이 가던 친구들이 저만치 가 있다고 속상할 수 있지만 그래도 곁에 누군가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길을 같이 가고 있는 걸 느낀다면 그래도 위안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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