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드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고...

2016년에 휴가 가서 떼 부리는 큰 아이를 혼 낸 이 후에 드는 후회

by 이정원

수인이가 요즘 부쩍 샘이 많아졌다. 잘 지내다가도 수현이한테 관심 좀 보이면 "아빤 수현이만 좋아 한다" 그러고 저녁 먹을 식당 상인이랑 정하고 있으면 "아빤 엄마만 좋아해서 엄마 좋아하는 것만 먹으러 간다"고 필요없는 샘을 짜증을 부리면서 낸다. 한가족에 여자 셋 중 사이에 있으니 장녀지만 둘째같은 마음이 드나 보다. 위에 치이고 아래에 밀리고...


그래도 계속 그러는 건 안 좋을 것 같아서 한 소리 하고서는 엄포를 놓았다. "비교하면 불행해진다고. 앞으로 수인이가 지레 비교해서 샘내고 그러면 샘 낸대로 하겠다고. 동생만 준다고 하면 동생만 주고. 엄마만 챙긴다면 엄마만 챙기겠다고."


그랬더니. 샘이 드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는데 참을려 그래도 계속 나오면 어떻하냐고 또 울상이다. 그래서 한마디 더 했다. "수인아. 엄마 아빠가 샘 내는 것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니다. 니가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것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 마음에 샘이 나면 아빠한테 아빠 나 이래서 샘난다고. 내 의견도 들어주고 내 이야기도 들어 줬음 한다고 이야기를 해 주면 아빠가 꼭 들어 주겠다고." 그 때는 그러고 넘어 갔다.


그리고 휴가 내내 그 말이 내 맘에 남는다. 어른은 나는 그렇게 살고 있나. 잘하고 싶고 칭찬 받고 싶고 좋아하는 것 하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내가 하고 픈 것들이 잘 안 되면 비교하고 샘내고 짜증내고 화내고.. 중요한 건 난데 그런 감정을 느끼는 나를, 과연 나이 서른 아홉 먹은 나는 수인이에게 내가 바랬던 것처럼 온전히 쳐다보고 받아 들이고 담담하게 풀어 내고 있는지...


나도 어렵고 잘 하지 못하는 일을 아이에게 시킨 것 같아 괜시리 미안한 맘이 들었다. 그리고 약속한 만큼 더 들어 줘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어렵지만 누군가 꼭 들어 줄 거라는 믿음이 있으면 그 것만으로도 제일 마주하고 보기 힘든 내 감정 앞에 당당히 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수인이가 샘없는 아이로 크기보다는 샘이 있지만 그런 마음을 받아들이는 아이로 컸으면 좋겠다.


내가 이야기할 때 늘 들어주는 하느님과 아내. 그리고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 다들 고맙습니다. 즐거운 남도 여행 마치고 돌아가면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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