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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an 04. 2023

2023년 다시 회사로 돌아가지만...

내 삶을 나답게 사는 것. 1년의 휴직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다시 출근했다. 예전 내 자리는 다른 분이 앉아 계셨다. 비어 있는 자리로 배정되었다. 일 년 사이에 회사를 떠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빈자리가 많았다. 슬퍼할 일인지 다행으로 여겨야 할 일인지. 공간은 그대로인데 자리도 변했고 조직도 변했고 사람들도 달라졌다.


복직하고 맡을 일은 12월에 미리 협의해서 정했다. 돌아간 첫날부터 핸드오버하자는 메일이 왔다. 그동안 자기가 하던 일을 넘기는 사람의 얼굴에는 후련함이 보였다. 나도 하는 일이 명확한 게 좋다. 할 일 없이 자리만 채우는 건 볼썽 사납다.


둘이 같이 하던 일을 혼자 하게 된 아내는 조금 버거워했다.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서 학교를 가지 않는 것도 엄마에게는 부담이다. 당분간은 자주 월차를 쓰고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도 1년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지나고 나니, 휴직했던 한 해가 순식간이다. 회사에 나가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낯설다. 회사에 있지만 집에 있는 것 같고, 오늘은 월차 쓰고 집에 있지만 회사에 있는 것 같다. 당분간은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생활들이 이어질 것 같다. 


그래도 그 모든 시간들이 내 안에 온전히 남아 있다. 복직하기 전날에 아내와 적어 본 올 한 해 목표에 그 깨달음이 묻어난다.


1. 나는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이다.

- 새벽 달리기 혹은 저녁 달리기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 골프 연습 꾸준히 주 2회

-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꾸준히 걷고 헬스도 하자.


2. 나는 꾸준히 공부해서 글과 강의로 나누는 사람이다.

- 새로운 기사나 책을 하루에 조금씩 4페이지라도 보자. 전기차 관련 리포트들 챙겨 보자

- 연비 책 마무리 하자. 이어서 다음 주제도 써보자.

- 아웃스탠딩 웹진 연재 끊기지 말고 꾸준히 하자.

- 강의는 기회가 되는 대로 적극적으로 해 보자.


3. 나는 무리하지 않는 사람이다.

- 일주일에 하나 이상은 약속을 잡지 않는다.

- 해야 하는 일은 미리 준비해서 해 두자.

- 큰 일을 치른 후에는 휴식기를 꼭 가진다.

-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마음 쓰지 않는다.


4. 나는 판단은 덜하고, 많이 들어주고,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다.

- 조언보다 좋은 질문을 고민한다.

- 항상 상대가 알아듣기 쉬운 말로 내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회사에 있어도 집에 있어도 나는 나다. 내 삶을 나답게 사는 것. 1년의 휴직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P.S. 휴직 일지는 이 글로 마칩니다. 행복했던 시간들을 기억하고 다시 잘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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