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 거리감이 없는 대신 사물의 형상을 구분할 정보가 넘쳐 난다.
자율 주행 자동차에 달린 수많은 센서들 중에 우리 눈과 가장 유사한 기능을 하는 장치가 카메라다. 별도의 측정용 파장을 송출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물체의 거리, 크기, 속도와 같은 물리적인 특징을 파악하는 다른 센서들과는 달리, 카메라는 대상의 밝기와 색 정보를 통해서 대상 자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차선이나 신호등, 교통 표지판 등 색으로 구분되는 정보들은 카메라 없이는 수득이 불가능하다.
자동차용 카메라의 원리 자체는 디지털카메라와 거의 동일하다.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CCD나 CMOS와 같은 이미지 센서를 이용해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이 전기 신호를 바탕으로 디지털 이미지로 만들어 낸다. 일반 카메라에 비해 외부로 노출된 형태에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40도에서 85도까지의 온도를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일반적으로는 카메라는 날씨 같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카메라 기술의 발달로 많이 개선되었다. 1만 룩스에 달하는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0.1 룩스밖에 되지 않는 밤 중에도 최신 스마트폰처럼 감도의 범위도 우수하다. 다만, 일반 카메라가 여러 장의 영상을 조합하여 덜 떨리고 환하게 보이는 한 장의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면, 자동차용 카메라는 여러 개의 카메라에서 다양한 위상의 영상을 촬영한 후에 이 조합의 차이를 분석해서 더 많은 주변 상황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그 주목적이 있다.
대표적인 자율 주행 카메라 시스템은 테슬라 비전도 8개의 카메라에서 매 프레임마다 128개의 영상 조합을 만들어 주변을 살핀다. 그리고 형상과 색,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면서 기존의 학습을 통해 형상을 구분하고 앞으로의 움직임과 주행이 미칠 영향을 예상한다. 박쥐 같은 레이더가 없는 사람도 두 눈만으로도 충분히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는 원리를 그대로 모사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