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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ul 22. 2023

막내다운 유쾌함으로 막내 답지 않게 배려하는.

2023년 7월 22일 수현이 생일에.

사랑하는 수현아.  


생일 축하해. 십 년 전 선물처럼 엄마 아빠에게 와 준 우리 집 막내가 드디어 진정한 십 대가 된다고 생각하니 좀 섭섭하기도 하네. 그래도 그동안 건강하게 잘 커주어서 너무너무 고맙구나.

수현이랑은 함께 하면 늘 즐겁지.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와 선뜻 저녁 산책을 같이 하고, 농구도 하고 자기 전에 다리 들기 운동을 하면서 같이 낄낄대고 나면 복잡했던 마음도 늘 가벼워진단다.  

아빠뿐이겠니?  우리 가족 네 사람은 다들 비슷한 듯 또 다르잖아?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들은 대체로 평화롭고 자주 즐겁지만, 또 가끔은 서로 불편하고 힘든 시간들도 있지. 그때마다 넌 늘 막내 같은 유쾌함으로 막내 답지 않게 서로를 이어주곤 했어.  

언니가 슬퍼하면 가서 안아 주기도 하고, 지친 엄마에게 애교 부리며 안기고, 생각이 많은 아빠에겐 명쾌한 한 마디로 고민 말라고 일러 주는… 그렇게 생각해 보면 오늘은 네가 태어나서 우리 가족이 완성된 날이라 더 축하해야겠다.  


아빠는 수현이만의 자유롭지만 배려하는 마음이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세상을 잘 살아가는데 더 중요한 것 같아. 이제 십 대가 되고 네 말대로 고학년이 되면 이런저런 부담들이 더 늘어나겠지만, 네가 가진 진짜 매력을 잘 지켜 나가길 도와주고 응원할게.  


매일매일 친구들과 놀 일정이 가득 차 있는 우리 딸. 오늘 생일도 친구들이 와서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그렇게 네가 좋아하고 또 널 좋아해 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너를 잃지 않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길 기도한다. 생일 축하해. 이번 방학도 우리 또 낄낄대며 즐겁게 보내 보자.


2023년 7월 22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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