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8일 첫 째 딸 수인이 생일에.
사랑하는 수인아
네 번째로 맞는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시간이라는 것이 참 상대적인 것이라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 하루는 참 길고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듯 보이지만 지나고 보면 바람처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너도 나도 많이 변하고 또 많이 커 간다.
지난 일년 동안 수인이는
키는 쑥쑥 자랐고 얼굴은 더 예뻐지고 감정 표현은 더 또렷해지고 더 의젓해 졌지. 이제 곧 있으면 우리 가족을 찾아올 새 식구를 맞을 준비를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야.
그리고 아빠는 지난 일년 동안 무얼 위해 살아가는가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게 되었고, 조금 더 건강에 신경 쓰게 되었고, 무심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잘못된 습관들을 고치는 것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 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 모두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커가고 있어. 그것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느 나이 많으신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 삶이란 나 자신을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부여 받는 것이 아니겠냐고...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받아서 나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과정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너는 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스스로를 ‘보시니 좋은 모습’ 으로 다듬어 가는 여정을 같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너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조금 더 멀리 보고 어느 길을 가고 있는지, 힘들지는 않은지 앞으로도 노심초사 하겠지만 결국 길을 가야 하는 건 너의 몫이요, 어느 길을 어떻게 가서 너 스스로를 어떻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어 나갈지도 수인이 니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그저 아빠랑 엄마는 너의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엄마와 아빠에게 보여 주셨듯이 늘 반복되는 순간순간에 진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키며 너의 뒤에는 늘 가족이 있다는 든든한 믿음을 주고 지켜볼 밖에..
이제 겨우 만 네 살 된 너에게 너무 장황한 이야기지만. 매일 매일 함께 할 때마다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며 우리가 같이 걸어갈 새로운 길을 보여 주는 너에게 고맙고 설레고 또 조심스런 아빠의 마음을 이해해 주었으면 해.
어서 커서 아빠랑 배낭 하나 메고 아름다운 것들 많이 보러 가자.
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 축하해.
2013. 6. 28. 아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