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8일 동생과 함께한 2년이 힘든 수인이에게
수인아 생일 축하한다.
어제 친구들과 함께 한 생일 잔치를 보면서 어느덧 우리 딸이 이렇게 커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걸 더 즐기는 나이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6년이다. 시간 참 빠르지?
어제 아침에 무슨일 때문인진 기억도 나지 않지만, 수인이 니가 엄마 아빠에게 물었지? "왜 엄마 아빠는 수현이한테는 너그럽고 나한테는 엄하냐?"고. 그래. 그렇지. 한살 한살 나이가 들어가는 자식에게는 좀 더 엄해질 수 밖에 없는 게 부모의 입장이다만 같은 자식으로 동생보다 좀 더 참아야 하고 좀 더 스스로 지킬 규칙이 많은 넌 슬프고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빠도 첫째라 그 심정 잘 알아. 글치만 수인아. (어제도 이야기했지만) 너도 수현이 나이일 때 똑같이 너그럽게 용서 받았었고 7살 언니가 해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점이 3살동생과 다른 것이지 너를 덜 사랑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란다. 오히려 우리가 그렇게 서로 주고 받으며 부대끼고 살아온 육년이라는 시간만큼이나 더 널 사랑하고 너의 행복을 빌고 있단다.
한살 더 먹는다는 건 그런 의미에서 마냥 축하할 일이 아닐 수도 있어. 지켜야 할 규칙도 늘어나고 해야 할 일도 많아지고 주위에서 바라는 것도 많아지겠지. 그래서 동생과, 남들과, 지난 시절의 나와 비교하다 보면 나이 드는 일이 슬프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야.
그걸 이기는 길은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는 것 같아. 하루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워서 어제보다 더 큰 오늘의 나를 사랑하고 안아주고 그 힘으로 내일을 또 살아가는 거지. 그래서 비록 하루 하루 지날 수록 하나씩 지고 가야 하는 짐은 늘지만, 그만큼 더 강해지고 그만큼 더 크고 그만큼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나를 잊지 않는 거지.
그래도 우리 수인이는 한살 더 먹을 수록 더 환하게 웃는 걸 보니 늘어 나는 짐보다 더 훌쩍 많이 커 가는 것 같아서 반갑고 고맙구나. 티비에서 차승원 아저씨는 자기 딸이 더 안 컸으면 좋겠다고 그랬지만 아빠는 어서 이 시간들이 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함께 보내고 있는 시간의 힘을 믿고 또 하루하루를 재밌게 보내 보자.
니가 무얼 하든 어떤 자리에 있던 공기처럼 니 곁에서 널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그 곁에서 널 응원하는 엄마 아빠가 있는 걸 잊지 말고. 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 축하한다.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