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자동차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로 제일 먼저 성과를 냈다.
자율 주행 기술이라고 하면,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목표로 하기 마련이다. 서울 로보틱스도 처음에는 그랬다. 온라인에서 클래스에서 만나 라이더 센서를 이용한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경진 대회에서 입상한 멤버들끼리 2017년에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최종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런 서울 로보틱스의 운명을 바꾼 건 2019년 BMW로부터의 특별한 제안이었다. 완성차를 공장 안이나 야외 야적장 등 한정된 공간에서 눈 비 같은 악천후에도 완벽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 달라는 요청해 온 것이다. 다른 유수의 외국 IT 기업들은 2025년에나 가능하며 망설이는 사이에 서울 로보틱스는 차량 3D 인식 개발 능력과 자신감으로 승부를 던졌다. 그리고 독일 뮌헨 딜공펑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들이 탁송기사들 없이도 양산 이후에 알아서 야적장으로 이동하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다른 자율 주행 기업과의 차이점은 라이더 센서를 차가 아니라 공장 벽, 길가, 가로수 등 인프라에 직접 설치하는 것이다. 마치 아마존의 물류 공장에서 로봇이 알아서 물건을 옮기듯이 공장 안에 설치된 센서 200여 개가 복잡한 공장 내 차량 움직임을 한꺼번에 파악하고, AI 소프트웨어가 중앙에서 관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인프라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비자율주행차를 자율주행차로 바꿔주는 셈이다. 이런 시스템의 도입으로 BMW가 절약할 수 있는 인건비가 연간 200억에 달한다.
구글 같은 IT의 공룡들이 뛰어들어 이미 레드오션이 된 공로 자율 주행 경쟁에서 관점을 돌린 덕분에 서울 로보틱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상용화에 성공하고 수익을 내는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이 기술은 공장뿐 아니라 제한된 영역이라면 발레파킹이나 전기차 자율 충전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도 가능하다. 어쩌면 자율 주행이 실현 가능한 스마트 시티 개발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기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