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자동차라는 요소를 빼면 자율 주행은 로봇에 가장 가깝다.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에 집중하는 카카오와는 달리 검색과 온라인 스토어 기반이 튼튼한 네이버는 사람들의 기호와 공간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정보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사람을 이어 주기 위해 이동의 수단으로 자율 주행에 접근하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네이버는 자율주행 기술로 도시 안에 스스로 이동하는 공간(autonomous space)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네이버에서 오늘 주문한 제품이 ALT-D에 담겨 몇 시간 후 집 앞으로 찾아오고 온라인숍에서 찜 했던 상품을 ALT-S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경험을 위한 플랫폼이 되려면, 자율 주행 기능이 필수다. 네이버 내에서도 로봇과 선행 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네이버 랩스가 주도하여 네이버 지도를 기반으로 자율 주행 개발 경험을 201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쌓아왔다. 그리고 세종시에 새로 설립된 데이터 센터인 "각 세종" 구역을 도는 무인 자율 주행 셔틀인 알트비를 최근 운영을 시작했다.
네이버 랩스의 입장에서는 알트비도 도로 위의 로봇으로 여긴다. 물리적인 일을 대신 수행해 주는 자율 기계라는 로봇의 정의에 걸맞게 알트비는 운전자 대신 이동이라는 운행 업무를 해주고 다수의 알트비가 서로 연동되어 있다는 것도 로봇의 특성이다. 자율 주행이라는 기능에서 자동차라는 콘셉트만 빼고 나면 로봇에 더 가깝다는 걸 네이버는 분당에 설립된 1784 제2 사옥 내를 누비는 루키를 비롯한 다양한 로봇 라인업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도로 위의 자율 주행보다 로봇으로 운영되는 스마티 시티로 향하는 길을 택한 셈이다. 그렇게 보면 제2 사옥 1784는 스마트 빌딩의 테스트베드로, 각 세종은 스마트 캠퍼스의 테스트베드로 스마트 시티로 가는 전초기지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다양한 기술 협약을 맺고 엘시티 건설에 필요한 디지털 트윈, 도시 클라우드 설립 등을 개발하기로 하는 행보를 보면, 네이버가 꿈꾸는 미래에는 자율 주행 기능으로 알아서 우리 사이를 움직이는 다양한 로봇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