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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Feb 27. 2024

부모와 십 대 사이 - 50년 전에도 우리는 비슷했다.

부모 마음대로 되는 자식은 없다. 나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나를 그나마 가장 많이 닮은 분신이지만 부모와 자식은 다른 사람이다. 더군다나 아직 뇌가 자라고 있다는 십 대, 그중에서도 외계인이 된다는 중2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은 늘 혼란스럽기만 하다.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집에서도 이러면 밖에 나가서는 어쩌려고 저러나..

지금 고쳐 주지 않으면 평생 못 고치겠지..

우리 부모님이 가르쳐 주시고 지적해 준 덕분에 나도 그때는 잔소리 듣기 힘들었지만 다 피와 살이 되었어..


다 의미 없는 말이다. 내가 지나온 30년 전에 그 시절과 지금은 너무 다르고, 내 부모님께 허락되었던 경제적 여유와 지금의 내 상황도 너무 다르다. 나만 30년 전 1990년도 시절에 갇혀서 그 시절 가치관을 강요해도 문을 열고 나오면 아이가 마주하는 시대는 2024년이다. 예전보다 SNS를 통해 부러운 삶이 넘쳐나고, 대학을 나와도 삶이 보장이 되지 않는 불안감은 중학교까지 내려와서 도태될까 봐 두려운 마음에 경쟁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1990년대의 낭만은 사치일 뿐이다.

우연히 책장에서 찾아 읽은 "부모와 십 대 사이"는 1970년대에도 똑같은 고민들이 미국에서도 있었다는 걸 알려 준다. 부모와 십 대가 서로 존중하며 품위를 유지하고 살아가는 방법들을 예를 들어 쉽게 풀어내 주고 있다. 반항에 대응하고 마음에 상처 주지 않으며 감정에 공감해 주는 법이 나와 있다. 비판은 조심하고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다행히 답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아이의 삶은 아이의 삶임을 인정하고 감정은 받아들이고 섣부른 조언은 하지 말고 꼭 지켜야 한다고 느끼는 가치관은 내가 지키면서 삶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이렇게 단순하지만 어려운 진리를 잊지 않고 필요한 거리를 유지 하기 위해서라도 아이 때문에 힘들 때마다 꺼내서 읽어야 겠다. 부모는 참 힘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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