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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un 28. 2024

귀한 너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널 응원해!

2024년 열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사랑하는 수인아. 안녕.


어느덧 범죄 도시 같은 영화도 혼자서 볼 수 있는 열다섯 번째 생일을 맞은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기말고사 준비가 한창이라 생일이라도 놀지도 못하고 오늘도 스터디 카페로 간 너를 보내면서 어느덧 그렇게 혼자서 삶을 헤쳐나가는 나이가 된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


지난 한 해 동안 수인이한테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점점 늘어나는 공부 부담에 또래 상담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는 사이에 무얼 먼저 해야 하고 어디에 마음을 더 써야 하는지 그때 그때 부딪히며 알게 되었지. 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참 다르고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을 모으고 무언가를 해내는 일이 참 어렵고 힘들다는 것도 우리는 같이 배웠다.


엄마 아빠의 유전자가 절반씩 섞여서 태어난 수인이를 보면 어떤 때는 아빠의 모습이, 또 어떨 때는 엄마의 모습이 문득문득 겹쳐 보이곤 해. 그래서 가끔 어떤 상황에서 힘든 너를 보면서 아 나도 저랬는데 싶어 더 이해하게 되고 아빠처럼 그렇게 고생하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쉽게 판단하고 조언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솟아나지.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새겨 본다. 넌 아빠도 엄마도 아닌 수인이고 엄마 아빠가 중3이었던 1993년은 이미 30년 전이라고 말이지.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옛날에 통했던 방법이 통할 리도 없겠지만, 무엇보다도 지금의 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은 어쨌든 수인이 너니까. 문제도 내가 직접 풀어 봐야 내가 어디를 모르는지 확실히 알 수 있듯이 삶의 여러 복잡한 문제도 직접 부딪혀 보고 틀려도 보고 해야 너만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엄마 아빠는 그저 곁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 주고, 하소연하면 들어주고, 도와 달라면 도와주면 될 것 같아. 3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게 변하고 압박도 심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도 귀한 너 스스로를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는 네게 응원을 보내 본다.

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 축하해. 생일에도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아요. 좋은 일은 좋은 기억으로 또 힘든 일은 힘들었지만 너답게 헤쳐 나간 기억으로 하루하루를 쌓아가느라 오늘도 애쓰고 있는 우리 딸이 늘 건강하고 지금 준비 중인 시험도 무사히 마쳐서 즐겁게 여름을 맞이하기를 기도할게. 올여름에는 수인이랑 여유롭게 바다가 보고 싶다.


2024년 6월 28일에

사랑하는 아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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