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불편한 점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서 대기 오염도 적고, 조용하다. 파워풀하고, 반응도 빠르고 자율 주행 같은 디테일한 제어도 가능하다. 오일을 교환할 필요도 없고, 같은 거리를 가는데 드는 비용도 저렴할 뿐 아니라 각종 세금과 통행료 등에서도 혜택도 받는다. 이런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선뜻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충전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한번 충전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짧다. 충전을 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충전하는 곳도 주유소만큼 찾기가 어렵다. 장거리 주행을 하는 동안 내연기관차라면 연료 탱크가 비었다는 경고 메시지가 들어와도 중간에 휴게소에서 들러서 주유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지만, 전기차라면 일단 가용 가능한 충전소부터 찾아야 한다. 여행 계획에 어디서 충전하고 움직일 것인지 세세하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일이다. 사람들은 아무리 다른 장점이 있어도 불편한 대상은 피하기 마련이다.
배터리 사이즈가 커지면 한번 충전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늘고, 초고속 충전기는 충전 시간을 줄여 줄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전기차가 더 보편화되려면 충전소가 지금의 주유소만큼 많아야 한다. 특히 집, 회사, 쇼핑몰, 공공 기관처럼 오랜 시간 주차해야 하는 장소들에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의 확충이 중요하다. 그래서 2022년부터 아파트 같은 공공 주택에는 전체 주차 면적의 5%에 충전 시설을 갖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주유소도 바뀐다. 기름만 채우던 주유소 한쪽에 전기차 충전시설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SK 주유소는 이름도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바꾸면서 변화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전기차 충전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더불어 전기차가 충전하는 시간 동안에 간단한 식사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주유소도 진화할 것이다. 전기차가 보편화되는 것은 일단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진 다음의 일이다.